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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 아틀란타(Atlanta)

by viv! 2023. 9. 18.

Bbc 선정 100대 21세기 tv 시리즈에 들어간 미드 아틀란타 후기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아틀란타.
웰메이드 드라마다.

전체적으로 연출이나 메시지 전달 너무 좋고 블랙유머가 너무 취향이다. 사회 풍자를 너무 맛있게 잘함. 천재같다.

보게 된 계기는 썸원그레이트(2019)의 라키스 스탠필드(Lakeith Stanfield)때문…겟아웃에서 아주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백인화된 흑인 브라더 역할이었다.

라키스 스탠필드(Lakeith Stanfield)

담배 겁나게 빤 거 같은 걸걸하고 낮은 목소리와 특유의 뭉개지는 발음 유남쎙…이 매력적인 이 배우는 아틀란타에서 다리우스라는 배역으로 나온다.

 

미드 아틀란타는 출연진의 90% 이상이 흑인 배우로 이뤄진 드라마다. 결말에 감동 받고 찾아봐도 한국에선 글이 많이 작성 안 된걸로 봐서 아직 크게 인기가 없는 작품인거 같은데 일단 주제가 주제다보니 진입장벽이 높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차일디시 감비노로 잘 알려진 도널드 맥킨리 글로버(Donald Mckinley Glover)가 감독 및 제작을 맡은 작품으로 미국 사회를 정확하게 풍자하고 있어서 미국에서 정말 큰 화제가 되었고 도널드 글로버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최우수 작품상과 에미상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천재다 천재.

겟 아웃 보면서 풍자 센스에 전율을 느꼈는데…겟아웃 음반 참여한 차일디시 감비노가 감독 및 연기하고 겟아웃 배우로 참여한 라키스 스탠필드가 연기? ㅎ 당장 봐야지.

등장인물은 크게 언, 알, 다리우스,바네사이다.

Earnest Marks

언(Earnest,Earn) 메인 캐릭터. 프린스턴 중퇴. 어렸을 때부터 수재였던걸로 보이며 극중 머리가 좋다는 묘사가 계속 나옴.
모종의 이유로 프린스턴을 그만뒀지만 인생이 잘 안풀린건지 신용카드 판매원을 하면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모습으로 등장함. 베프이자 복잡한 관계인 바네사(Vanessa)와의 사이에 로티(Lotti)라는 딸이 있고 그 딸을 양육하기 위해서 라는 핑계로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돈이 없어서) 바네사 집에 얹혀서 사는 상황. 어느날 사촌형인 알프레드(Alfred)가 랩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니저를 시켜달라면서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됨.

Alfred Miles

알(Alfred, Al) 언의 사촌형. 마약거래 쫌쫌따리로 하면서 근근이 살다가 랩을 시작했는데 지역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래퍼로 작품 내 활동명은 Paper boi. 사촌인 언이랑은 어렸을 때는 친했던걸로 보이지만 자라면서 썩 유쾌한 관계가 아니게 된 거 같은데 이건 언이 공부를 잘하고 알은 마약이나 팔고 살아서 그런거 같다. 처음에는 갑자기 튀어나온 언을 미심쩍어 하다가 차츰 언의 능력을 인정하면서 매니지먼트를 맡기게 됨. 다혈질이지만 의리 있고 나름 신중하기도 해서 밉지 않음. 작중에서 성공한 래퍼가 되고 유명세 때문인지 여러번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Darius

다리우스(Darius) 알의 룸메이트이자 마약판매 파트너. 늘상 high한 상태이지만 통찰력 있으며 소신과 줏대가 엄청남. 개소리같은데 멋있는 말을 많이 함.

Vanessa Keifer

반(Vanessa, Van) 언의 여친이었다가, 애엄마였다가, 베프였다가 자기도 뭔지 잘 모르지만 언에게 제일 중요한 여자인건 맞는듯. 직업은 교사>후엔 요리사(?). 아빠로서 경제적으로 도움 안되는 언 치우고 혼자 딸래미 잘 키워보겠다고 고군분투하면서 언과 헤어진 김에 다른 남자들도 만나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고 사실 언이랑 해묵은 감정이 너무 많아서 잘 정리가 안 됨.


드라마의 내용은 흑인사회를 중심으로 미국 사회 전반을 다룬다. 마약 문제, 총기 문제, 인종문제, 빈부격차… 거의 모든 문제를 하나씩 건드리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코믹한 요소를 넣으며 강약 조절을 잘하고, 억지로 pc 쳐바른 느낌이 들지 않아서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왜 흑인 사회에서는 가난 문제가 끊이질 않는지, 왜 흑인 아이들은 아버지가 없는지, 왜 이들은 마약문제나 범죄에서 자유롭지 않은지, 가볍게 그려진 무거운 주제들을 따라가다 보면 종국에는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이유 등을 생각하게 해주는 잘 만든 작품이다.

시리즈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흑인 사회의 toxicity이다. 미국에서 흑인이 성공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흑인사회 외부적으로도 성공을 해내기 위한 무수한 노력을 해야하지만 흑인 사회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까내리는 시선과 싸워야 한다는 이중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문화는 자연히 그들의 마초적인 후드문화와 연관되어있다. 이를테면 언은 강한 남부 사투리나 blaccent(흑인억양)을 사용하지 않고 정제된 말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언이 흑인 커뮤니티에 완전히 속하는 인물이 아니라 겉도는 인물임을 다른 말투로 표현한 거 같다. 그래서인가 “흰둥이들한테 말할 땐 어떻게 해야해” 같은 어이없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일단 흰둥이란 말을 쓰지 말아야겠지”

시즌 후반부에 언과 알의 어린시절이 잠깐 나오는데, 공부를 잘하는 건 후드 아이들 세계에서 cool 하지 못하게 여겨짐을 알 수 있다. 브랜드 셔츠를 입고 마약을 팔고 여자들이랑 놀 줄 알아야 찐따(nerd)가 아니고 cool kid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컬쳐는 흑인 사회를 어린시절부터 좀 먹고 아이들이 범죄와 친숙해지게 한다.

한편 드라마는 인종차별을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가면서 백인들의 흑인 차별, 흑인들의 백인 차별, 흑인들 간의 차별을 모두 함께 보여준다.

현실에서도 그렇지만 작중에서 백인들은 절대로 흑인을 차별대우하지 않는다. 적어도 대놓고는. 해외에서 인종차별을 당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인종 혐오적인 발언을 하거나 “난 네가 싫어” 라는 태도로 타인종을 대하는 것은 제일 하수이다. 인종차별로 신고할 수가 있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문제 삼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진짜 인종차별은 웃음기 띈 얼굴로 친절하게 그러나 교묘하게 원하는 것을 주려고 하지 않거나 도움을 주지 않으며 날 괴롭힐 때 일어난다.

그런 사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시즌2 3화에서 언은 반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영화관 데이트를 하려고 한다.

일반석과 VIP석 중 어디를 원하냐는 친절한 직원에게 언은 VIP석 두장을 달라고 하며 $100을 낸다.
백인 영화관 직원은 $100을 뚫어져라 살피더니 대뜸 ”이렇게 큰 화폐 단위는 현금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한다.(위조지폐로 의심)
언이 그럼 현금 카드로 결제해달라고 debit 카드를 내자 ”신분증을 보여달라“ 고 한다.(도난 카드로 의심)
언이 신분증을 함께 건네자 이번에는 ”카드 사용 시 카드 복사를 해야 하는데 괜찮냐”고 한다.(불편하게 하기)
언이 “복사본이 분실되면 내 카드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는데 그거 책임지냐. 어떻게 그런 정책이 있냐” 고 항의하지만 직원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나 새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백인 직원 말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이미 기분이 상한 언과 바네사가 결국 포기하고 걸어나가려고 하는데 뒤이어 온 백인 남자 손님이 $100을 내밀고 티켓을 받는다.
이에 항의하려고 언이 다가가자 백인 남자는 허리춤을 들춰 총을 보여준다. 더 다가오거나 언성 높이면, 쏘겠다는 무언의 제스쳐다. 인종차별적이지만 상대가 그런 KKK 같은 태도라면 피차 엮여서 좋을 게 없으니 언과 바네사는 자리를 떠난다.

언과 바네사는 아무것도 잘 못한게 없는데, 평범한 영화관 데이트는 물거품이 됐다.

흑인간의 차별도 있다. 같은 에피소드에서 언과 바네사는 클럽에 들어갔다가 또 문제의 $100 때문에 이번에는 경찰이 출동한다. 클럽 사장은 흑인. 언이 내민 $100이 위조지폐라고 확신한다. 출동한 경찰도 흑인. 잠깐의 실랑이 끝에 경찰은 일단 언과 바네사를 내보내고, “당신들 지폐가 진짜라는 건 나도 알지만 사장이 지랄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미안하다“ 라고 얘기한다.

또 데이트 중 언과 바네사는 흑인 주차 안내요원의 어딘가 미심쩍어보이는 태도를 믿지 못하고 더 비싼 발레파킹을 찾으러 더 멀리 돌아간다. 주차 안내요원은 정식 주차요원은 아니었지만 시간당 $6을 주면 주차 자리에서 차들을 지키고 있다가 견인차가 근처에 나타나면 레스토랑으로 들어와 차주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바네사는 믿지 못하겠다며 발레파킹을 고집하지만, 레스토랑에서 떠나는 이들 뒤로 주차요원은 제 일을 묵묵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들 역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흑인의 백인에 대한 차별의식도 있다. 랩 등 흑인들이 주류인 분야에서 백인을 비주류 취급하며 뭣도 모르는 것들이라고 무시하는 것이나, 작중에서 흑인 여자가 흑인 남자친구를 둔 백인 여자에게  “잘나가는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를 악세사리 처럼 끼고 다니는 꼴이 지겨워서 못 봐주겠다.“ 라고 공격하는 것이 그렇다.

”성공한 흑인 남자는 흑인 여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유명한 스테레오 타입에 관한 내용을 풍자하는 거 같은 흑인여자의 비난은 특히 재밌다.

 

이 씬에서 남자친구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을 받은 백인 여자는 ”나는 이 남자가 잘나가기 전에 동네 극장에서 공연할 때부터 집 청소하고 빨래하면서 뒷바라지 해온 여자에요. 내가 좋은 여자라서 좋은 남자를 만난거에요(백인이라서가 아니라)“ 라고 항변해본다.

그러나 흑인 여자는 도리어 더 화를 내면서 ”흑인 여자가 아무리 좋은 여자여도 사회는 그걸 봐주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너처럼 8년 동안 남자 뒷바라지 하고싶어도 먹고 사는 일이 바빠서 여유롭게 남자 뒤에서 손가락이나 빨고 있을 수가 없다“ 라고 비판한다. 백인 여자의 삶은 무조건 더 평탄할거라는 무의식적인 편견이 있음을 볼 수 있다.

*도널드 글로버 실제 현여친도 백인인 점이 재밌음…경험담일수도

도널드 글로버 여친 미쉘 화이트

또 흑인들이 백인에게는 인종 차별을 당하면서 네일 샵에서 일하는 동양인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갑질(?)을 하는 장면이나 도주 중 동양인 차를 들이박고 모른채 가버리는 장면, 백인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학교로 간 흑인 학부모가 ”(행동 똑바로 안 하면)백인들은 너를 잡아먹을거야“ 라며 아이를 야단치는 장면 등은 모두 흑인 사회가 타인종을 대하는 부정적 태도가 두드러지는 장면이었다.

한편 네명의 주인공들은 모든 흑인들을 대변해주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대표성이 있는 인물들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우선 언은 흑인 사회에서도 배운사람,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버지가 없는 가정을 만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이자 좀 더 나은 흑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다.

알은 래퍼(흑인 사회에서 가장 성공하는 직군 중 하나)로 성공했으나 마약도 사고파는, 래퍼로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하류 인생을 살았을 것으로 보이는 인물이다. 의리가 있고 은근 마음도 약하지만 욱하는 성미가 있어서 사고에 휘말리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사람으로 묘사되며 정크 푸드를 주로 소비하는 비만 흑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알은 덩치가 큰 흑인을 대표하는데, 덩치가 커서 어차피 사회가 자신을 보는 시선이 ‘두려움’이니 ATM 근처에도 못 간다고, 할 게 랩 밖에 없었다고 항변하는 장면이 있다.

다리우스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고 표류하는 인물이다.

반은 흑인 사회에 많은 미혼모다.

개인적으로 제일 호감 가는 캐릭터는 다리우스.
라키스 스탠필드 배우 때문에 이 작품을 발견하게 된 것도 있지만 늘 약에 취해 있는 것처럼 엉뚱하고 4차원인데 뒤로갈수록 본인 철학이 굳건하고 병신같지만 멋있음. 라키스 스탠필드 배우의 평소 성격과 제일 유사하다는 데, 4차원적인 대답이나 행동들이 사실 연기가 연기가 아니라는 증언들이 있다.


한편 아틀란타에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여러가지 있는데 시즌3부터는 주인공들의 에피도 진행되지만 중간중간 단편 식으로 전혀 상관없는 에피소드도 존재한다.

그 중 시즌 3 1화 three slaps(세 대)나 4화 big paycheck(보상의 시간), 9화 돈 많은 놈 돈 없는 놈(rich wigga* poor wigga)는 블랙미러 같은 에피인데 무섭고 불편하면서 흥미로우니 꼭 스킵하지 말고 보기를 바람.
*Wigga는 참고로 white nigga(백인 깜둥이)라는 뜻으로 흑인인척 행동하고 흑인 문화를 좋아하는 백인에 대한 멸칭이다.

-시즌 3의 1화는 온전하지 않은 흑인 가정, 무너진 공교육, 위탁아동 문제, 백인우월주의, 아동학대, 미국 사회보장시스템의 맹점, 등을 다 넣고 버무린 마스터피스다.


1화에 관한 내용:

 

[미드] 아틀란타 (Atlanta) 속 실제 사건들

스포 있음 넷플릭스 미드 아틀란타에 푹 빠지고 나서 해외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아틀란타 관련 분석글은 죄다 읽은 결과 몇몇 에피소드들이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많이 차용했다는 것을

vivalavidadevivi.tistory.com


-시즌 3의 4화는 노예제에 대한 백인의 죄의식, 동시에 백인 노예주 후손들은 흑인 노예 후손들에게 언제까지, 어떻게, 무슨 보상을 해야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블랙미러 단편을 보는거 같다.

-시즌 3의 9화는 백인 흑인 혼혈아의 정체성 갈등, 백인과 흑인 사이 보이지 않는 균열을 수면 위로 드러낸 작품이다.

레딧 r/AtlantaTV 를 보면 각 회차별 분석 토론이 활발파게 진행중일 정도로 던지는 메시지들이 심오하고 회차 끝나면 곱씹게 되는 내용이 많은 것 같다. 미국 사회,흑인 문화,인종차별 등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라키스 스탠필드 때문에 찾아왔다가 This is America 이후에 도널드 글로버에 반한 작품. 사랑해. 당신은 정말 천재야…! 한 인간이 이렇게 재능이 다양할 수 있다니ㅠ

https://youtu.be/VYOjWnS4cMY?feature=shared

This is America


https://youtu.be/WWfewi8J2jc?feature=shared

스탠드업 코미디

https://youtu.be/9m9mjldA1Ys?feature=shared

말하는거 개똑똑함

https://youtu.be/O7ggWT0lM8I?feature=shared

지미 키멜 쇼

평소 Black community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거 같다.

인터뷰 중 인상 깊은 부분이라 발췌

흑인 아이들이 래퍼나 baller(nba 선수 등)가 되길 열망하길 바라지 않아요. 변호사나 의사도요. 그들은 모두 서비스 직군일뿐이에요. 나는 흑인 아이들이 코딩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세상을 창조할 수 있어요.



https://youtube.com/watch?v=hiMRNkZ_icE&feature=shared

이건 그냥 웃긴 다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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