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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8번의 ESTA 미국 입국 심사 기록

by viv! 2023. 6. 29.

미국 비자가 없는 20대 여자의 ESTA로의 입국 기록임.

8번이나 입국한 이유는 미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남자친구가 미국인이라 그렇다.

미국 입국심사, 고압적이고 재수없는건 다들 아는 사실…아무리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 솎아내는게 목적이라지만 너 미국 좋지? 살고싶지? 를 기저에 깔고 질문하니까 아닌 입장에선 정말 짜증남.

왜 나를 잠재적 미국 이민자로 보십니까? 난 미국이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볼 것(남자친구)만 보고 돌아갈 생각이라구요. 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지만. 혹여나 심사관이 언짢아지면 세컨더리 끌려가거나 빠꾸라도 당하고 기록이라도 남을까봐…이미그레이션 앞의 나는 한없이 작아지는 것…

나는 남친이랑 해외롱디를 시작한 2019년부터 총 여덟차례 미국 입국심사를 통과했다.(+괌까지 합치면 조금 더 많이…)

그래서 오늘은 미국인 남자친구가 있는 20대 여성인 내 입국심사 경험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아래는 내가 미국을 방문하기 전 궁금했던 내용이다.

 

1. 미국인 남자친구/여자친구가 있는걸 심사관에게 말해도 될까?

YES. 나는 남자친구가 미국인이라서 남친 보러왔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문제 없이 1-3분 내로 입국심사를 마친다.
나도 입국 전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되도록이면 미국에 남자친구가 있는걸 숨기라고 조언하는 글을 많이 읽고,  심사관과 마주하기 직전까지 남친 존재 여부를 숨겨야할지 수십번 고민했었다...
그리고 첫 방문 때 심사관에게 남자친구라고 얘기하지 않고 '친구 보러왔다' 고 했으나 심사관이 친구가 미국인(citizen)인지 묻고 친구가 남자친구인지 명확하게 확인했다. "Just a friend? or a boyfriend?" 
그래서 남친임을 실토했더니 그냥 그렇구나, 언제부터 만났어? 어디서 만났어? 어디어디 갈거야? 남친 집에서 지낼거니? 호텔은 어디야? 언제 출국예정이니? 라고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미국 입국 심사를 여러차례 거치면서 느낀건… 그냥 뭐가 됐건 솔직한게 최고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묻지도 않은 투머치 디테일을 줄 필요는 없고 물어보는 것이 한해 최대한 짧고 솔직하게 답하면 그걸로 되는 거 같다. 괜히 부연설명하려다가 이민국직원이 의심스럽게 생각하거나 하면 낭패이니. 심지어 나의 경우 남친 있다고 해도 뭐 남친 사진 보여달라하고 그런 것도 없었고 남친 직업이나 회사이름도 안 물어봤다. 

2. 거짓말을 해도 될까?

NO. 범죄자가 아닌 이상 미국입국 심사대에서 걸릴 이유는 없다. 사소한 거짓말로 탈나지 말고 솔직하게 하자.
내가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는, 솔직하게 얘기해도 별 탈 없기도 하거니와 심사관들은 우리같은 사람들을 하루에 몇 백명씩 상대하기 때문에, 어차피 얼굴 보면 견적이 나온다고 보면 되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절대 비추다. 한번 심사관의 의심을 사면 끝이없고 만약 거짓인게 들통나면 심사관은 나를 세컨더리에 보내거나, 직권으로 추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설픈 거짓말로 속여먹어야지 이런 생각은 안 하는게 좋다. 한번 세컨더리를 가면 계속 세컨더리 당첨될 가능성이 높고, 한번 추방 기록이 남으면 인생이 고달파질거니까. 
그리고 심사관들이 기억력 나쁜척 하면서 같은 질문을 여러번 묻는데 이게 거짓말을 판별하는 하나의 수법인거 같다. 입국심사대에 서면 괜히 쫄리고 불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에 만약 거짓말을 하면 심사관 질문에 당황해서 헛소리를 할 수가 있기 때문에 답이 미묘하게라도 달라지는지 캐치하려는 목적인지 같은 질문을 여러번 한다.

 

나는 남자친구랑 결혼할 건지를 묻는 심사관에게 아니라고 답했는데, 심사 말미에 우리의 연애 스토리를 이것저것 묻더니 AWW....결혼 언제 할거야? 결혼계획없어? 라고 다시 묻는 것을 경험했다. 
참고로 ESTA는 정식 비자가 아니라 비자 면제 프로그램 (Visa waiver program) 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법무부가 시행하는 K-ETA와 같은 것이다. 즉, K-ETA를 승인받은 외국인이 우리나라 외국인등록증(비자)홀더와 우리나라 내에서 권리가 같지 않은 것 처럼 ESTA를 승인받은 사람은 비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비이민'을 전제로 한, 우호적 국가 출신 국민에게 주는 편의를 제공받은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심사관들은 ESTA로 입국한 외국인의 '비이민' 조건의 진실성을 확인하는데 초점을 두고 입국심사를 한다.  그래서 절대로 이민 의도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면 안 된다. ESTA는 무조건 단기체류, 관광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민 의도는 '결혼 이민', '취업 이민' 등이다. ESTA로 입국해서 혼인신고하면 추후 영주권 심사 때 초기 ESTA 로의 입국 의도가 이민을 염두에 둔 입국으로 불순했다고 보고 트집잡을 수도 있으니 그렇게 하면 안 된다. ESTA는 비이민 비자면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입국하고 혼인신고도 접수가 안 될뿐더러 ESTA 체류기간 90일이 지나 불체자 신분이 되어야 시민권자와의 결혼을 통한 신분 구제가 가능하다. 시민권자와의 결혼은 만능 치트키기 때문에 불체자가 되건 뭐건 다 구제해준다. 아무리 그래도 이민국에서는 이런 사례가 예뻐 보일리가 없으니까 ESTA로 입국하는 미혼 여자들을 다 조지는 거 같다. 
그래서인지 결혼의 ㄱ자도 생각 없었는데 결혼 질문을 의외로 자주 받았다. 그리고 결혼 계획이 있다고 하면 이민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ESTA로의 입국 허가를 안낼지도...

 

 

3. ESTA로 여러번 입국해도 될까?

YES. 나는 일단 ESTA를 3번 받기는 했지만, 총 8번이나 입국했고... 이 말은 Covid 터진 2020년을 제외하고 대략 3년간 결국 한 ESTA 비자로 2-3번씩 입국했다는 소리다. 그리고 그중 가장 짧게 텀을 두고 입국한 것은 텀을 1달 내외로 두고 입국한 것이었다. ESTA 신청자의 최대 체류기간인 90일을 꽉 채우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짧은 시간 내에 돌아오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가장 안전한 방법은, 본인이 미국 내 체류했던 시간만큼 미국 밖에 체류하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생각되긴 한다.

4. 학생인데, 괜찮을까?

YES. 학생으로 입국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여행비용을 질문하는데, 학생의 경우는 부모님한테 용돈 받는다거나 파트타임이라거나 알아서 돈 충분하다고 말하기만 하면 크게 트집 잡지는 않는다. 나의 경우에는 심사관의 장난인지, 재치인지 몰라도, 스페인 학생 비자를 발견하고는 심사관이 나에게 스페인어로 질문을 한 적은 있다.

5. 무직인데, 괜찮을까?

YES. 무직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학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행비용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으나 여행비용을 많이 모아뒀다고만 답해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을 물어볼 수 있다. 
끝으로, 입국심사 때로는 무례하고 개인적인 질문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같은 질문 자꾸 던지더라도 개의치 않고 그냥 그 순간만 꾹 참아야 한다.전현무처럼 상식적으로(?)대답하며 화내면 괜히 세컨더리 끌려갈 수도…

 

 


심사관이 터무니없이 세세하게 말꼬리 잡고 늘어지며 귀찮게 굴거나 퍼스널한걸 질문하더라도 그냥 얘는 공무원이다…얘도 직장생활 중이다…나는 휴가를 왔지만…얘는 출근을 했다… 하는 마음으로 이민국 심사관을 대하면 퍼스널한 질문을 퍼스널하게 안 받아들일 수 있으며 덜 빡칠 수 있다.  정신승리 맞지만 그렇게라도 하는게 도움이 된다면…ㅎㅎ

 


참고로 심사 중 간혹 선 씨게 넘는 경우가 있나보던데 이런건 다 리포트 해도 무관하다고 한다. 나도 JFK에서 미국인 남자친구가 있다는 내 말에 왜? 이제 한국 남자 못 만나겠어?^^ 혹시 너 취향이 미국 남자인가 해서~^^라는 멘트를 쳤던 무례한 심사관이 있었고, 개빡쳤지만 귀국장에서 남친 보고나서는 그야말로 까맣게 잊었었다...그러다 한참 지나서야 생각나서 남자친구한테 말했는데 신고해도 된다고 했다. 당연히 저 사족은 입국심사랑 관련 없는 성희롱이니까!

무례하게 굴면, 일단 현장에서는 참되 이름을 기억해둬라. 이름만 기억하면 신고하면 되니까....ㅅㅂㅅㄲ....
휴....이름만 기억했더라면 신고를 했을텐데 ㅠㅠ 그땐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기분나쁘게 기억될지 몰랐다. 지가 뭔데 한국남자니 미국남자니 내 남자 취향 운운하는지. 아직도 화가 난다. 뻐큐나 먹어라.

악명 높은 jfk 입국심사

 

(참고) 입국 공항 정보 
애틀랜타 ATL 공항의 입국심사 시간은 보통인것 같다. 60분 내외로 완료된다. 
뉴욕 JFK 공항이나, 엘에이 LAX공항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매우 많고 혼잡하다. 입국 심사가 90분 이상 걸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특히 LAX는 엘에이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고 국내선 환승 계획이 있다면 환승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을 추천한다. LAX 공항이 인터네셔널에서 도매스틱 가는게 짧긴한데, 입국심사가 복병이기 때문이다. 최소 3시간은 잡는게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마이애미 MIA 공항에는 틀린 한국어 환영인사가 있다. 입국심사가 오래 걸릴 수 있으니 맘의 준비를 하는게 좋다. 세번을 마이애미로 입국했는데 갈 때마다 연결편 놓치는 사람들이 생겼다. 
솔트레이크시티 SLC 공항같은 중소형 공항은 외국인/비영주권자가 개이득이다. 미국인들만 드글드글한 공항이기 때문... 거점 공항이 아니라서 외국인이면 라인의 유일? 유이?한 외국인일 수가 있어서 거의 1-2등으로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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