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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이애미-올랜도-포트로더데일

by viv! 2022. 7. 16.

휴가를 가겠다고 드릉드릉 거린지 어언 한달…

반년만에 돌아온 마이애미는 변덕스럽게 비를 뿌려댔지만 대체로 화창했다. 이번 여행은 아주 칠 하게 즐겼다. 근데 넘 즐겼나?

막상 글을 남기려고 보니 찍은 사진이 너무 없어서 당황함. 원래 사진 귀찮으면 영상으로라도 남기는 편인데 이번에 대체 뭘 한거지…
어쨌건

✨화창한 마이애미 날씨 ✨

날씨 자체는 더웠는데, 낮에도 밤에도 균등하게 더웠다. 낮에는 뜨겁고 후덥지근해서 약간 죽을것 같다면 밤에는 온건하게 더워서 다닐만 함. 좀 동남아 날씨같다. 서부는 밤에 추워서 덜덜덜덜 떨면서 다녔는데 동부는 역시 이 정도면 할만하다.

근데 문제는, 건물 안/밖 온도차가 미쳤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안춥나? 싶을 정도로 모두가 밖에서 입는 끈나시며 핫팬츠를 그대로 안에서 입어도 별 탈이 없는 것이다. 나는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추워서 가끔 도저히 앉아서 먹을 수가 없었다 ㅠㅠ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두어번 빼고는 아묻따 블랙 커피를 주문한 이유가 그것이야.


그리고 촐룰라 소스와 스리라차 소스를 재발견하였다.
원래 핫소스랑 잘 안먹었는데… 내 입맛이 변했나 너무 맛있었고 올때 결국 소스를 한통 사왔다 ㅋㅋ

A가 이번에 모처럼 휴가를 내서 더 좋았다.

근데도 혹시 모를 틈이 생기면 (…?너 혼자만의 시간 없을 예정인데? 니 시간 다 내껀데??)
일하고싶다며 노트북을 들고왔다. 덕업일치?의 완벽한 사례가 A 아닐까. 거의 일 중독이다.

그런 A조차 회사는 별개인지 다니기 싫어한다. 회사를 안다니면 자기가 하고싶은 프로그래밍(어플 아이디어 구현하기…) 계속 할 수 있는데 , 회사는 너무 멍청한 프로그램만 짜야하고 팀원들이 뻘짓하면 너무 짜증난다는거다.그리고 비효율과 비생산이 극도로 싫은데 회사는 비효율의 극치라고 자꾸 계약직으로 돌아가고싶다는 소리를 한다. 하루에 아무때나 5시간만 일하면 됐던 계약직에서 8시간 묶이는 풀타임 전환할 때 회사가 제시한 계약 연봉, 학비 지원이랑 사이닝 보너스 때문에 덥석 물었는데 풀타임 하고보니 웬걸 생각보다 자기걸 할 시간이 너무 없다는게 이유.

하도 회사를 다니기 싫다길래 그렇게 싫음 그만두라하니까 일 자체는 쉬운데 연봉 좋아서 지금 당장은 안그만둔대. 어쩌라고 그럼 불평하지마



그래도 기특하다. 적어도 유흥에 탕진하거나 온라인 게임같은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취미에 돈 쓰는 사람은 아니라서 좋다. A가 요즘 사이드로 작업중인 프로젝트가 두 개 있는데 새롭게 만든 어플이 약소하지만 꾸준히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어 아주 신이 났다.
거의 매일 새로 가입한 사용자를 리프레쉬 한 다음 활기차게 Omg it’s actually going up!!! I am so excited!!! I am scared! 하는 소리에 적절히 물개박수를 쳐주면 마구 뛰어다니면서 춤 춤.
저 사용자들이 개발자가 이런 사람인걸 알면 즉시 탈퇴하지 않을까 ….

지난 5월에 만든 어플인데 현재 사용자가 436명까지 늘었다. 아마 내주 내로 500명이 되지 않을까 아주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미국 뿐만 아니라 캐나다 계정도 네명 정도 있다고 하니 매우 설렌다. 수가 충분히 늘어나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볼거라고 하니…

“어머나 세상에 너… 넥스트 저커버그 였던거냐고.. 그럼 난.. 프리실라 챈?” 하니까 “노노… 페이스북 넘 구려 그리고 너…너 의사 아니잖아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옼케….

그래도 역시 노트북을 끼고 있는 그의 모습은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가끔 열받는단 말이지… 내가 워낙에 휴가 중에 노트북 만지작 거리는걸 개빡쳐하는 걸 알아서 그래도 이번엔 많이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 잘 때랑 네일 받을 때 빼곤 노트북 안 만졌다.

사우스 비치가 워낙 주차가 복잡스럽고 내가 너무 싫어해서 마이애미에서는 렌트를 안하고 올랜도 출발하는 날 렌트하려다가 막판에 그냥 마음을 바꿔 첫날부터 렌트를 해버렸다.

몇시간씩이나 계속 운전시켜서 미안했지만 A는 워낙 내가 운전하는걸 못미더워 하니깐. 담엔 내가 운전할게 하니깐 놉 낫 헤프닝! 한다.

저기요, Ped Xing을 펟씽이라고 읽은건 농담이었다구…너도 웃었잖아…

도착하자마자 벼르고 벼르던 에그베네딕트부터 가볍게 해치우고 , 토르 4dx로 보러 감.

근데 … 개노잼이었음.
마블영화라 기대했는데 나만 그런가 싶었더니 A도 똑같이 느낌. 마블식 유머도 뭐가 문제인건지… 뭔가 노잼됐고 설명충 씬들이 있어서 흐름 끊기고 요상한 흐름이 그냥 안봐도 전개 예상가고 루즈했다.
결국 나는 액션씬 나오기 전에 졸았고 남친이 안깨웠으면 그대로 숙면했을듯.

그리고 4dx…할많하않.
한국에서 예전에 신과함께 였나? 그거 한번 4d로 보고 다신 4d 안본다 다짐했었는데 내가 왜 4d를 골랐지 하고 후회할 정도로 정신사납고 안그래도 증발중인 몰입감을 파괴한 악수였다. 애초에 스토리라인도 너무 빤하고 재미없어서 몰입 안되던 와중에 의자 흔들리고 다리 밑에서 바람 나오는게 그렇게 세상 거슬릴 수가 없었어.

유니버셜 갈거라 마음의 준비를 한답시고 그 다담날인가에 미니언즈도 봤는데, 미니언즈가 토르보다 500배 재밌었음. 남친이 이제 나를 mini boss 불러서 대만족.


당연히 첫날은 쌀국수지.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비장하게 떠난 유니버셜…✨


지상 존재하는 모든 신에게 비가 안오길 빌고 또 빌고 한 건 잘 접수가 되었는지 우리가 노는 동안에는 가랑비 좀 내리고 말았다.

하지만 평일이니 사람 없어라 없어라 한 건 개뿔 애들 줄줄이 알사탕처럼 달고 온 부모들과 방학을 맞아 놀러온 중딩 고딩 대딩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는 7월 피크기를 골랐을 때 부터 뙤약볕과 습기, 그리고 사람들의 암내를 견딜 각오를 했어야 했던 거였다. 개더웠음.

첫날 개장하자마자 2019년에 새로 생겼다는 해그리드의 모터사이클을 타러 아일랜드 오브 어드벤쳐 해리포터 쪽으로 경보(거의 뛰듯이) 갔는데도 이미 줄이 줄이…



그리고 9시인데도 너무너무 더워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났는데 땀에 젖어 어디서 비라도 맞고 온 듯 한 사람들도 많았다. 줄이 길어질수록 온갖 지구촌인들의 체취가 어지러웠다. 느긋한 성격이 못 되는 남친이 이러다가 이거 하나 타고 오후 되겠다고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해서 40분 가량 기다리다가 (ㅋㅋ 많이 참음) 과감하게 포기하고 싱글라이더 라인으로 갔다. 우리 뒤에 커플도 싱글라이더 가자고 남자가 계속 제안했는데 여친이 싫다고 단칼에 거절하더라. 나도 첫 라이드를 싱글로 타기 싫어서 싫어! 싫어! 싫어! 했는데 남친이 이건 뭐 노답이다. 줄이 움직이질 않는다, 오후까지 이거 하나 타게 생겼다, 이러다가 우리 다 죽어…! 해서 납득함.

사실 좀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더웠음.


싱글라이더 첨 해봤는데 최대 장점은 빠르게 라인 스킵이 가능하단 것이었다. 해그리드의 모터사이클은 패스트 트랙도 안되는 라이드라 진짜 줄이 어마어마하기 때문…

하지만 단점은… 웨이팅하면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디테일들을 놓친다는 것 ㅠㅠ 그래서 오전에 싱글라이더로 탄 라이드들은 오후에 사람 좀 빠지고 나서 다시 가서 줄 서서 탐. 오후에는 사람들이 좀 없음.

다들 지쳤거든요! ㅋㅋㅋㅋ

그래서 되려 오전에 사람 덜한 헐크나 벨로시코스터 같은걸 타고 나중에 해리포터 가는게 본전 뽑을지도. 우린 오후에 해리포터 포비든 저니(엘에이 유니버셜이 더 재밌음 나만 그렇게 느낀 줄 알았는데 남친도 똑같이 말함…같은 라이드인줄 알았는데 뭔가 다른지 엘에이 유니버셜 포비든 저니가 훨씬 생동감 있고 박진감 넘쳤음.)랑 모터사이클 두번 씩 더 탐.



아일랜드 오브 어드벤쳐에서 내 단연 원픽은 쥬라기 공원의 벨로시코스터였다. 진짜 최고 재밌어서 세번 탐👍🏻
약간… 음… 식스플랙 재질이었다.

스릴 라이드 하나만 딱 탈 수 있다면 아묻따 벨로시코스터.


그래도 유니버셜의 메인은 역시 해리포터 존이 아닐까…호그와트 익스프레스는 진짜 개쩌는 고증이었다. 해리포터 덕후가 아니라 오직 유니버셜 만을 위해 가기 전부터 해리포터 정주행을 했는데 그게 아주 쏠쏠했다.
해리포터 관심 없는 A 앞에서 아는척하기 좋았음.


이어진 우리의 병맛 행보는 바로 버터비어를 사면서 아이디 체크할 줄 알고 손에 가만히 신분증 대기하고 기다린 것…버터비어는… 맥주 이름을 한 탄산음료였다.
휘핑크림(?) 버터 크림(?) 가득 올라간 것이 아주 달고 마싯써!!


우린 첫날 오전 9시 입장/ 오후 9시 퇴장으로 아주 12시간을 한 맺힌 미친사람들처럼 놀았기 때문에 사실 둘째날에는 우리 예상보다 너무 힘들어서 (…) 그렇게 열정적이진 못했다.

원래 이틀 유니버셜하고 하루 시간과 예산이 허락하면 디즈니 까지 가려고 했었는데…그랬더라면 정말 죽었을듯. 가보고싶었던 헐리웃 스튜디오가 풀부킹 돼서 포기해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안 갈 순 없으니 가서 엉엉 울면서 돌아다녔을지도 모르겠다.

노는 것도 체력인데 회사가 사람 다 망쳐놨어…
24살의 나는 아주 쌩쌩했었는데 ㅠㅠ 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리벤지오브더머미는 내가 방문했을 때 운행중단이었다. 좀 아쉬웠지만…다음 번에 또 오려고 이런가보지~

여담으로 테마파크가 다 그렇지만 역시 창렬 오브 창렬이다. 특히 음료가격이 아주 사악하나 더운 플로리다 날씨로 인해 딱히 옵션이 없다. 우린 그렇다고 거대한 리필컵을 사서 캐리하고 싶지도 않았고(…) 가방 들고 다닐만큼 알뜰하지 못했다. 버터비어는 8불 이었고 게토레이는 5.6?불? 뭐만 집었다 하면 아주 그냥 돈이 후루류류루루룰 나가는 구조. 갓 블레스 머리카.

올랜도를 떠난 우리는 포트라더데일로 향했다. 마이애미에 좀 질려버렸기 때문… 키웨스트를 갈까 하다가 올랜도->키웨스트->마이애미 일정이 효율적이진 않은 것 같아서 맘 접고 중간 지점의 휴양도시를 갔다.
마이애미보다 한적한 것만으로도 대성공이었다..
게다가 마이애미에 비해 아시안 음식점이 많은 느낌이었다. 마이애미는 너무 히스패닉이 많아서 약간 소외감 느낌. 그리고 히스패닉들 영어 못해도 당당함. 내가 스페인어 하기에 망정이지 못했으면 도대체 이건 뭐지? 여기가 미국이야 멕시코야 쿠바야 싶을 것 같음.

아므튼 포트라더데일에 도착한 날 한국식 치킨이 너무 먹고싶어서 충만치킨 테이크아웃 했는데,

와 저 빨간거 저거 먹고 둘다 다음날 죽을 뻔했다.
먹을 땐 옴뇬ㅁ뇸 좀 맵긴한데 맛있네 해놓고 다음날 배앓이 엄청 함 ㅠㅠ 역시 매운건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미국만 가면 돈이 돈 같지가 않고 좀 게임머니같다.
우리는 브런치는 꼭 먹고 점심이나 저녁 중 하나는 가볍게 좀 저렴한 쌀국수 버거 같은걸 먹고 하나는 레스토랑에서 먹다보니 하루 식비만 평균 150불+@ 쓴 것 같다. 그리고 당연히 좀 좋은 곳 가면 바아아아로 한끼에 150-200 깨짐. 호텔은 아무리 후진 곳이어도 250부터 시작이었고 파킹은 했다하면 15-20.

내가 너무 자극적인 곳만 다녀서 그런건지.
내가 본 미국은 늘 비싸게 느껴진다.
제발 양을 줄이고 가격을 반만 받는 옵션을 만들어줘. 나는 뱅기값 외에는 내가 부담하지 않아서, 더 어릴 땐 내가 벌이가 없으니 오히려 당당했는데 이제는 푼 돈이라도 내가 벌다보니 매우 미안하다 해야하나. 그래서 내가 돈은 없고, 떠나기 전에 남친 지갑에 300불을 지갑에 쑤셔넣어두고 왔다. 저번 여행부터 그냥 300불이다. 나중에 보고 뭐냐? 왜 그랬냐? 했지만 내 맘 편하려고 둔 거야. 얼마 되지도 않는 돈… 제발 차량 렌트에라도 보탰다고 해줘….아님 이틀치 식비…😭



하지만 나에게 투자하는건 결코 손실이 아니니
주식 투자자가 장기매수하듯 꾸준히 하길 바랄게
난 분명 가치가 있는 성장주라고…
언젠가는 …i will…pay you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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