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씨눈 눈새 남친 동료와 함께 한🥲
몇 주 전, 남자친구가 갑자기 독일로 출장이 잡혔다고 했다. 출장 주 금요일 오전까지 일정이 있다고 했는데 독일까지 간 김에 여기서 만날까 했다. 그래서 당장 독일 가는 티켓을 끊고 금요일 연가를 내고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남자친구는 회사 동료 J와 있었는데, 이 회사동료놈은 하필 눈치가 더럽게 없는 사람이었다. 이미 출장 전부터 남친이 여친이 독일로 올 거라고 했는데도 자기가 유럽은 처음이라며 들떠서는 오! 그럼 셋이 같이 어디 가면 되겠다~라고 지 일정에 우리를 나를 포함시켜서 말하고 있었음. 그러면서 수요일에 갑분 자기도 토요일까지 하루 더 있겠다면서 갑자기 연장함.

그리고 그는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강력한 넌씨눈 눈새였다.
난 그 친구를 실제로 만나기 전에는 남친이 “모쏠급” 이라고 묘사한 말이 약간 농담인줄 알았다. 남친이 금요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걱정과 짜증 섞인 목소리로 J가 우리랑 내내 다니려는 생각인거 같아 할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심각하게 진심인지 몰랐기 때문에 그래 뭐 밥 먹는 거 정도야 뭐~ ㅋㅋ 한끼 같이 먹지 뭐! 문제 없어 이렇게 쿨병에 걸려있었는데…
만나보니 진짜 초강력 눈새로 Social cue 따위 읽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면전에 대고서 걍 니 혼자 쳐 있다가 출국하시라고요;; 하지 않는 한 끝까지 우리랑 놀 예정인.
나는 새벽 4시 비행기를 타고 6시반에 도착한 상태였으며 퇴근하고 짐 싸고 새벽 1시에 집에서 나왔기 때문에 진짜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호텔에서 샤워하고 좀 잔 다음 한 두시에 점심 먹으러 나갈 생각이었는데, 남친을 공항에서 만나 얘기하면서 그게 내 뜻대로 안 될걸 알았음.
하필 호텔방도 당연히 출장이니까 나란히(…) 있었는데 남친은 그냥 같은 호텔 하루 더 묵겠다며 같은 방에서 스테이 연장해놓고 그놈은 이제 다른 호텔로 옮길거라고 체크아웃을 했다.
근데 체크인 시간까지 남는 시간 동안 자기 짐을 컨시어지에 맡길 수는 없다면서 호들갑은 무슨 주둥이에 펀치 날리고싶을만큼 떨더니 짐을 우리 방에 놓고 가면 안되냐고 했다.
솔직히 그냥 컨시어지에 쳐 맡겨^^ 라고 하고싶었는데 개발자 특인가 남친도 노트북을 자기 목숨처럼 여겨서 그리고 호텔컨시어지가 생각보다 보안이 취약하다는 강하디강한 불신이 있어서 컨시어지에 절대 안맡기려고 들고 온죙일 등에 매고 다닌다…. 네놈도한패였나? 그래서 나랑 둘이 있을 때 자꾸 그 정도는 좀 이해해주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아 그럼 짐 놓고 체크인때 다시 찾으러 오라해 나 좀 씻고 자게. (침실이 분리되어 있었음) 했는데
짐 맡기러 와서는 통성명하고 나는 사회적 가면을 두개 이상 쓰고 ^^ 안늉? 했는데 그러고서도 안나가고 What are y’all up to? 함. 배고프지 않냐면서. 남친이 아 ㅇㅇ(나)가 너무 피곤한거 같으니 일단 좀 쉬고 뭐 좀 먹으러 나갈 생각이야 하니까 그래? 그러면 언제쯤 다시 만날까? 함. 브런치가 좋냐 런치가 좋냐 하면서 ㅋㅋㅋㅋㅋ그냥 절대 지 혼자 나갈 생각이 없음ㅋㅋㅋㅋ 내가 살다 살다 이런 미국인은 처음 봤다…
난 이미 약간 망한 휴가임을 직감하고 차라리 남친이 J 데리고 멀리 가서 처리해주길 바랐다. 혼자 데리고 나가서 나 좀 잘테니까 그 사이에 둘이 놀든가. 아니 저노마는 저 혈기왕성한 나이(95년샌)에 여기까지와서 여자도 안만나고 뭐하는 놈이냐. 싶어서 개야리고 있었음.
근데 남친한테 문자로 너가 데리고 나갔다 와ㅠ 나 잘랭 ㅠ 하니까 남친이 내내 J 한테 시달린 상태인데다가 나랑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그럴거면 자기도 안 나간다고 절대 싫다고 함. 아 서터레스…
방에 오자마자 씻고 드러누워 자려던 계획이 틀어지고 몸은 찌뿌둥해 죽겠는데 또 사실 배는 고프고. J는 넌씨눈이고 창문 보면서 일장연설을 쳐하고 있고 ㅅㅂ 결국 다 같이 나왔다.
밥 맥이고 어떻게든 체크인만 뻐팅겨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결국 저놈 새끼 토요일 아침 출국 전까지 개눈치없이 우리 옆에 있었음. 충격적인 포인트. 보통 친구 커플과 놀기 좀 꺼리지 않나? 나만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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