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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해외 생활 오래 한 사람은

by viv! 2022. 3. 27.

성격이 이상해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재외국민을 배척하는 그런 얘기가 아니라, 해외에서 살면서 주로 교류하는 대상이 외국인이 되고 또 한인들끼리는 아주 작은 규모로만 교류하다보니 한국인으로서의 행동양식이나 한국적 감을 잃는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성격이 이상해진다고 했다.
미국 교포는 또 모르겠다. 거긴 워낙 유학이니 취업이니 결혼이민이니 사업이니 종교활동이니 뭐든 하는 한인이 많아서. 근데 유럽은 다르다. 한인 귀하고 커뮤니티도 매우 작다. 특히 종교생활을 안하면 한인끼리 마주칠 일도 매우 적어지고 고립된다. 외국인들과 생활하면 되지만, 한인의 색깔을 완전히 잃지도 못한다. 그래서인가 어쩌다 해외생활 오래 한 한인을 마주치면, 그 사람들은 반쯤 미쳐(?)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로 얘기할 기회가 생기면 아주 미친 사람처럼 얘기를 쏟아내는데 그게 일방적이다 못해 나를 분출구로 생각하나 싶어 불쾌할 때 마저 있었다.

근데 내가 약간 그렇게 변하는 것 같다. 일-집-일-집 하다보니 더 그런건지. 하루에 제일 개인적 얘기를 많이 할 대상인 남친마저 외국인이다보니 뭐랄까 나의 한국적 속내를 감당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나는 엄마에게 또 아빠에게 이런저런 마음 속 얘기를 뭐라도 맺힌 것 처럼 쏟아낸다. 근데 그게 일방적이다.

원래 학교 다닐때부터 나는 일기를 쓰면 썼지 내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게 엄마여도 아빠여도 남친이어도 내 얘기를 많이 하는건 불편했어서 그랬나 언젠가는 나를 향해 쓰일 이야깃거리를 구태여 늘어놓고 싶지 않다는 방어기제가 가족에게마저 작용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달라졌나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에 대한 말을 많이 한다. 때론 너무 내 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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