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사생활이 실종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를 보다보면 병적이라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뭐, 나름의 철학이니 완벽히 제3자가 뭐라 할 건 아니지만 육아하는 부모들이 애 얼굴 다 까고 이름 다 까고 일상 공유하는걸 보면 아이고 귀여워라~싶다가도 애가 이런걸 원할까? 싶어 약간은 흠칫…하게 됨
아이의 성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가족 유튜브 채널들도 있는데 그런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 심지어는 아이가 아프거나 스트레스 받거나 슬퍼하거나 그런 모습도 고스란히 올려진다. 댓글에는 육아박사들의 고나리짓이 넘쳐나고 뭐가 조금만 잘못되면 곧바로 부모를 타박하는 폰은영 선생님들이 등장한다.
그러면 이제 부모가 나름대로 해명을 하는데, 하나같이 “단지 짧은 영상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라는 류의 훈수를 곁들인다.니가 쳐올린게 그 짧은영상 뿐이니 그걸로만 판단하죠ㅋ
우리는 남의 일상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안물안궁인데, 자꾸 남은 뭐하고 있는지를 챙겨본다. 왜? 그게 마치 내가 흐름을 놓치는 것만 같아서 불안한걸까? 모든 폐단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앉아있는 좀비들이 세상을 지배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진정 현대사회야말로 타인에게 미치도록 무관심한 시대 아닌가?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타인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비대면이 익숙해서 전화조차 꺼리는 mz!
우리는 좀 더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스스로 고립된 것 처럼 느끼면서 어째서 이렇게 작은 화면속 우리의 모습과 남의 모습에 미치도록 집착하게 된 것인지? 이것이 신인류인가?

지난 여름, 핫한 날씨만큼이나 핫하길래 일단 샀지만 짬이 나지 않아(핑계) 읽다말고 룰룰랄라 거리다가 이제서야 완독했다. 작가 스스로가 무모하게도 핸드폰을 던져두고는 노디바이스 상태로! 거의 원시문명적인 삶을 살아본다. 이게 상상이 힘든것부터가, 우리는 폰으로부터 정말 심각한 분리불안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끔찍한 현대사회를 아주 적나라하게 뜯어보는 시간이다.
유튜브나 인스타나…관음증에 걸린 세상이 문제인건지 관종들이 문제인건지 모르겠다. 다 정신병자들 같아. 하지만 그게 트래픽이 형성되면 그게 돈이 되는거지. 역시 이런 비생산적인 생각을 할 시간에 나도 모든걸 까발리며 돈이 되는 천박한 짓을 하면? 인생이 다채로워질텐데.
그러나 절대 지켜야하는 그런 것도 분명 있는 법이다. 내가 오롯이 나이기 위해서는 나라는 바운더리가 확실해야 한다. 모든 것은 공유될 수 없다.
도널드 글로버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인터뷰가 우연히도 나와 너무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지라 발췌해봄.

아무도 당신을 지켜보지 않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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