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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국] 파묘

by viv! 2024. 4. 24.

이딴게 천만영화?


한국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다. 마이너병 걸린게 아니라 신파극을 극도로 싫어하고 내가 한국인 뇌를 가진지라 한국인으로서 예측 가능한 것들을 말할 때 흥미가 급속도로 반감됨.

따라서 내가 재밌게 본 한국 스릴러물은 대체로 극도로 비참하거나 인간이 얼마나 악랄해질 수 있는지를 그린 화차나 기생충 같은 류의 우리 사회를 극단적으로 해부하는 작품들이다.

그런데 요즘 난리난리 난 파묘가 천만을 찍었다길래 궁금해만 하다가 큰맘먹고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개노잼..;;;



볼만한건 딱 하나였음. 배우들의 연기력

김고은 배우 말모 무당 연기할때 영화제작시사회에서 투잡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한 최민식 배우 말이 떠오를 정도로 혼자 신들린 사람마냥 무당 연기를 잘 소화했다.

다만 나는 좀 시간이 많-이 지나 파묘를 봐서 그런가 자꾸 이수지가 snl에서 김고은 따라하는 씬이 겹쳐보였

최민식, 유해진은 말할 것 없는 대배우지만 저 영화 촬영당시 신참이었던 이도현 연기도 봐줄만했다.



이외 흥미 급속도로 식어버린 지점들:

1) cg 너무 조악함

묘에서 여우 나올 때 내 눈을 의심하며 저건 전우치 시절 cg인가 했음. 진심 신과함께 cg도 조악하다 생각 드는데 어디서 저딴 여우를… 여우 뿐만 아니라 도깨비랑 여자머리 달린 뱀도 걍 이상함


2) 전개

첫 3장까지는 매우 흥미롭게 봤다.

유전적인 요소, 묏바람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오컬트적이면서 민속신앙적인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미신들을 다 건드려줄것만 같은 기대를 불렀다. 그런데 갑분 일본요괴들이 튀어나오니까 판타지 퇴마물이 되어서 몰입 다 깨지고 노잼이 되어버린.

뱀형상에 여자 머리 달린 일본요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무덤에서 나오는 뱀도 사무라이 정령도 cg가 너무 조악하다 못해 무섭고 기괴하다기보다 정말 그냥 맥락 없이 이상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음. 공포의 대상이 실체를 드러내고 하나의 존재로 특정되는 순간 급속도로 최민식과 서있는 관 처럼 해리포터 시리즈물 같아져버렸다 해야하나……

뭐가 됐건 심상찮게 서있는 관을 멋대로 뽑은 다음 대책도 없이 옆에 절로 들어와서 하룻밤 잔다는 것도 민폐 오지는데 그냥 얼탱이가 없고, 그 전에 친일파관이 첩장으로 누르고 있었을 때까지는 이 빌어먹을 도깨비가 막 안쳐돌아다닌거 같은데 땅 좀 팠다고 봉인해제 된 것도 얼탱가 아리마셍…..

와중에 사무라이 도깨비가 스님이랑 축사에서 일하던 외노자 한명을 죽였다는게 불쌍했고 특히 외노자는 참수 당했던데 도대체 이 민폐인간들 하루 재워준거 때문에 도대체 뭔 죄임

3) 항일 반일 민족주의 뭐 이런

진부하나 뭐 그런대로 우리민족한테 없는 감정은 아닌걸로 영화 찍는거 좋다 이거야 . 게다가 이게 항일영화라는걸 유퀴즈에 나온 감독편을 보고 스포를 당해버려서, 아! 그렇다면 저 묏바람은 친일파 후손을 벌하기 위한거고, 저 무덤의 주인은 나라를 팔아먹은 천인공노할 새끼로구나! 그러면 저 묏자리를 명당이라고 알아봐준 사람은? 스님이지만 독립운동가였나?! 뭐 이런 기대를 했었다.

김상덕 고영근 이화림 윤봉길 오광심 박자혜 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하였다고 하여 내 기대가 터무니 없이 높았던 탓인가.

사실은 저 등장인물들 포함 많은 수의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모진 고문과 처형 등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니까 내가 기대한 전개는 저 모진 묏바람을 앓는 이들이 독립운동가들의 고문 장면이나 친일파인 할아버지가 자행한 악랄한 범죄행위를 계속 환영으로 보는거였다.

차라리 이 집안 장손들이 환영이 자꾸 보이는데 누군가가 계속 살이 끊어지고 피가 튀는 정말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죽고, 그때마다 손주들도 함께 그런 고문 당하는 듯한 환영통을 느끼는데, 묏바람으로 인해 이것을 조사하러 온 주인공 일행이 이를 알게 되어 할아버지의 정체가 을사오적급 친일파인걸 밝혀내고 때마침 손주는 환영속 악당이 알고보니 할아버지였다는 걸 알게 되는 개소름 전개? 그래서 주인공 일당이 독립 운동가들의 혼을 달래주고 친일파 가족은 과거에 집안에서 저지른 과오를 조금이나마 인정하고 청산하려는 노력? 으로 나아가는 전개였다면 차라리 이렇게 개씹노잼 b급 영화는 아니지 않았을까 싶음.


일단 친일파 할배 개 강력한 악귀가 됐는데 어째 너무 손쉽게 화장으로 해결됐을 때부터 “아니 이게 된다고?” 싶을 정도로 엥스럽고 친일파에 대한 1~3장에서의 비밀스러운 떡밥들과는 별도로 존나 잘사는 개재벌 갑부로 살고 있는데 뭐 딱히 벌이랄게 내려졌나? 어쨌든 현손(4대)은 살았잖아. 유산도 그대로임. ㅋㅋㅋㅋㅋㅋ개부자인건 변하지 않아~

그 이후 전개는 산으로 갔기 때문에 갑분 음양오행으로 도깨비 퇴마술 진행하니까 진짜 그냥 헛웃음 나옴ㅋㅋㅋㅋㅋㅋ무섭지도 않고 개그물임

4) 이해 안가는 떡밥


A. 명당? 악지중 악지?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여우=일제
범= 조선

여우가 끊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범의 허리라는 것은 우리민족 정기가 흐르는 명당 중 명당일텐데.
사무라이 관으로 그 정기를 눌렀다> 그래서 악지가 됐다?

이게 맞는건가.

B. 참외랑 은어 뭐임

도대체 뭐임? 일본놈들이 좋아했든 말든 사무라이 도깨비따위한테 뭔놈의 서사를 이리도 부여해준단 말이냐. 도대체 어느 시대의 일본놈들이 주제인거냐? 독립운동을 하게 만든 일제인거냐 1592 도요토미의 조선침략이란 말이냐?

C. 사무라이에 대적하던 화림이 모시던 신령 할매

포스 개쩌는데 쪽진 머리하고 흰 삼베옷 입고. 그 다음은? 뭐 어케했는지 안알려줌.







아쉬운 파묘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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