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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국] 블루 재스민(Blue Jasmine)

by viv! 2023. 10. 3.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한다.
그녀가 나오는 작품은 거의 다 볼 정도로 팬이다.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을 맡은 영화 <블루재스민>은 상류층 여자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잃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봤었는데,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력과 짜임 있는 각본에 순식간에 몰입했고 나중에 몇 차례 다시 찾아봤다.

줄거리; 스포 있음.

케이트 블란쳇, 여기서는 재스민이다.
첫 등장은 일등석 비행기 안. 재스민은 옆자리 할머니와 대화하고 있다.

남편 할과 자신이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를 설명하는 재스민…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재스민은 말을 쏟아내고 있다. 할머니가 답을 할 틈도, 할머니 자신의 얘기를 할 틈도 없다. 재스민은 마치 들어줄 사람을 갈구하는 것처럼 할머니에게 질문도 하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한다.

“저 루이비통, 저게 제거에요” 재스민이 말한다. 곧이어 할머니의 짐도 나오고, 할머니는 짐을 찾자마자 재스민에게서 도망치듯 멀어진다. 재스민은 밥이라도 함께 하자며 번호교환을 하려 하지만 할머니는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마중 나온 남편의 팔을 잡아 끌며 바삐 멀어진다.

”나한테 말 거는 줄 알고 네? 하니까 자기 얘기를 늘어놓는거야….“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라, 대충 6시간이 걸릴텐데…할머니는 한숨도 못 잤겠다…

재스민은 루이비통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타고 여동생 진저의 집에 도착한다. 택시 기사에게 후하게 팁을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여동생 진저는 아이 둘과 곧 동거할 예정인 남자친구가 있다. 재스민은 진저의 집을 둘러보며 충격(?)을 받고, 곧이어 도착한 조카들이 소리지르며 테러를 하자 넋이 나간다. 재스민은 인정하기 싫지만 진저의 집을 임시거처 삼아 지내기로 했기 때문에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먼 길을 왔다.

척 보기에도 착해보이는 진저는 언니 재스민에게 비행에 대해 묻지만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루이비통 가방을 끌고 온 그녀의 행색에 놀란다. 재스민은 뉴욕 맨헤튼에서 상류층의 삶을 살았다. 남편 할은 자산가였고, 재스민은 성공한 남편과 아이비리그를 다니는 아들을 둔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의 이름인 재스민 꽃 만큼이나 연약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그녀의 일정이라고는 그저 파티를 열고, 쇼핑을 하고 비슷한 상류층 여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진저는 재스민의 동생이지만 둘은 모두 입양아다. 진저는 언니가 너무 잘나서 부모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말한다. 자기는 평범한데, 언니는 얼굴도 예쁘고, 다 잘해보이고, 뭐 그랬나보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진저의 집에 짐꾸러미를 들고 와 있다. 맨해튼에서의 삶이 산산조각나 혼란스러운 눈빛을 하고 말이다.

곧이어 진저는 남자친구인 칠리를 소개해주고 싶어 어디론가 데려간다. (이름 상태들이 왜….) 재스민은 껄렁껄렁한 태도를 가진 칠리나 칠리가 데려온 친구인 에디가 마음에 들지 않고 급이 안맞다고 생각하는지 시종일관 그들과 말도 섞으려 하지 않으려는듯 고개를 돌리고, 어딘가 매우 불편해보이고,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 매우 불편해보이는 재스민

 

이들은 우아한 재스민이 골려먹고 싶었는지, 이런 부류를 본 적이 없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모르는건지, 재스민에게 솔직하고 무례한 질문들을 던지고 (망해서 왔다면서요? 이제 뭐 할거에요?) 또 무례한 행동도 한다. (뭐 마셔요? 하고 잔 가져가서 술 냄새 맡기….경악😨)

에디는 재스민에게 치과 접수원을 구인하고 있다며 소개해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재스민은 접수원이나 마트 캐셔 같은 그런 하찮은 일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뭔가 더 고차원적인걸 해야한다고 말한다.

언니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는 진저는 사실 마트 캐셔로 일하고 있지만 “언니는 예술을 좋아하니 그런 쪽으로 해보면 어떨까?” 라고 제안한다. 재스민은 그러고보니 자신이 인테리어를 좋아했다며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사진을 찍는 재스민의 공허한 표정&hellip;

칠리와의 탐탁치 않은 첫만남 이후 진저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칠리가 재스민을 따로 잡아 세운다.

저기, 에디가 당신이 마음에 든대요.

재스민은 당황하며 거절한다. 내가 같은 급으로 보이나 싶은지 매우 불쾌해보이기까지 한다.

집에 돌아와서 재스민은 진저에게 남자 보는 눈이 없어서 이런 (하류)인생을 사는거라며 맹비난한다. 넌 왜 만나는 남자마다 다 루저야. 전남편 오기도 루저였고, 지금 만나는 칠리도 또 루저야.

재스민은 아까 말한대로 인테리어디자이너가 되어보고자 디자이너 자격증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려고 하지만,정작 컴퓨터도 다룰줄 몰라서 컴퓨터 부터 공부해야 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재스민은 수강료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니를 통해 치과에서 일하게 된다.

일을 해본적이 없으니 단순하고 하찮다고 폄하한 치과 접수원 일조차 재스민에게는 버겁다. 전화벨이 쉴틈없이 울리고, 바로 앞에서 예약 스케줄을 잡고 가려는 손님과 전화기 너머로 계속 예약을 변경하려는 손님, 게다가 잘 안 들리는 손님의 발음까지. 재스민은 이 모든 상황이 익숙하지 않지만 어떻게든 버티려고 한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건 힘들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하찮은 일이든, 얼마나 간단한 공부든간에 모든 것은 처음 해보면 어렵다.

재스민은 집에서 공부에 집중하고 싶은데, 밖에서 진저와 진저의 남자친구 칠리 그리고 칠리의 친구들이 모여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며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자 화가 난다. 꾹 꾹 화를 눌러 담고는 조금만 볼륨을 조절해주면 고맙겠다고 하지만 잘 되지 않고, 진저가 결국 이들을 내쫓는다. 그리고 칠리는 재스민이 흥을 다 깼다고 생각해서 재스민과 싸우게 된다. 이때 칠리의 공격적인 성향이 조금 보인다.

재스민이 일하는 치과의사는 재스민에게 관심을 보인다. 에디에 이어서 치과의사까지… 재스민은 미칠 노릇이다. 술마시자고 제안하길래 응했는데 계속되는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남자친구가 있다고 둘러대며 피했다.

어느날 바쁘게 일하고 퇴근하려는데 이 치과의사놈새끼가 자꾸 어물쩡 가까이 오더니 재스민을 성추행하고 억지로 입맞춤까지 한다. 재스민은 치욕스러운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면서 당장 그만둬버린다. 재스민보다 키가 작은데도 힘으로 밀어부치며 쓰러트리고 키스를 하는데 무슨 발정난 개샛키 같았다. 재스민이 신경쇠약만 아니었어도 좀 또렷하게 사고했다면 이런 더러운일 당하고 그냥 울면서 뛰쳐나갈게 아니라 당장 이 개새키를 고소해서 콩밥 맥이고 합의금이나 보상금으로 수강료라도 마련할 수 있을텐데 아쉬웠다.


컴퓨터 학원에서 만난 친구에게 재스민은 ”어디 괜찮은 남자 만날 곳 없나…“ 하고 흘린다. 친구는 덥썩 파티가 있다며 관심 있으면 오라고 초대를 하고 꽤 괜찮은 사람들도 많이 올거라고 재스민에게 귀띔을 해준다. 혼자 가기가 부담스러워서 재스민은 진저를 꼬드긴다. 루저가 아니라 진짜 남자를 만날 기회라면서. 그리고 진저는 언니에게 가스라이팅과 세뇌를 당하면서 처음에는 칠리는 루저가 아니야 난 칠리를 사랑해! 하다가 점점 칠리가… 루저인가? 라고 생각하게 된다.

둘은 파티를 가고, 서로 떨어져서 돌아다닌다. 재스민은 어느 순간 또 깜빡 정신을 놓고 혼자 허공에 대고 남편과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헛소리를 하고, 뒤에 서있던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들이 저한테 말하는건가요? 라고 하자 자신이 헛소리 중이었음을 자각하고 얼른 자리를 피한다.

진저는 춤을 추다가 엘이라는 남자를 만난다. 엘은 웃기게 생겼지만 (추문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했던….루이씨케이….) 유머러스하고, 능력도 있어보인다. 언니가 데려온 파티에서 만난 진짜 직업이 있는 남자니까 언니가 말하는 그런 좋은 남자겠지. 엘과 진저는 어쩜 순식간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다시 재스민은 혼자 떠돌다가 어느 방에 들어가는데, 점잖게 생긴 훈남이 자신도 혼자 있고 싶었다고, 말하다가 사실은 멀리서 재스민을 보고 말을 걸고 싶었노라며 눈에 띄는 명품을 몸에 휘감은 재스민을 알아봐주고 안목을 칭찬한다. 드디어 재스민이 꿈꾸는 ‘급이 맞는’ 남자가 나타난거다.

대화는 순식간에 급물살을 타고 부드럽게 흐른다. 재스민은 이런 류의 대화가 너무도 고팠던거 같다. 남자의 이름은 드와이트로, 정치인을 꿈꾸는 외교관이었다. 빈에서 얼마간 일하다가 dc로 돌아와서 출마하는게 목표라는 야망있고 계획있으며 부와 명예 그리고 훈남페이스까지 갖춘 남자.

드와이트는 부인과 사별한 상태였고 재스민은 자신 역시 사별했노라고 말한다. 그런데 할은, 재스민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의사로 둔갑한다. 스트레스가 심한 직군이니까, 뭐 어쨌든 할과 나는… 수천만번 혼자 되뇌인 보람이 있는 할과의 스토리는 입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애들은 있어요? 드와이트가 묻자 재스민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샌프란에 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능청스럽게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늘어놓는아.

재스민의 아들 대니는 아빠를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었다. 하버드 모두가 아빠를 알고, 내가 아빠 아들인 것도 안다며, 다들 나를 부러워한다고 좋아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되고 난 뒤 그 길로 하버드도 그만두고 가출했다.

한편 진저는 엘과 잠을 자고 만다. 그리고 연애에 불이 붙었다. 칠리를 버리고 바람을 핀거다. 칠리는 진저가 바람이 난 것을 알고 집과 직장에 찾아오지만 진저는 칠리가 날뛸수록 더욱 더 언니 말이 확신이 되는 걸 느낄 뿐이다. 역시 언니가 옳았어. 이 남자는 루저야. 나도 엘 같은 남자 만나서 팔자 고쳐야지. 란 생각으로 가닥이 잡힌거 같다.

재스민은 드와이트에게 연락처를 주고, 연애 초창기 국룰인 기다렸다가 전화받기, 너무 매달리지 않는척 여유로운척 하기 스킬을 쓰기 위해 소름끼칠만큼 연기를 잘 해낸다. 재스민의 위선과 가증스러움이 역겨우면서도 이런 노력 또한 일종의 노력이지 않는가 싶어지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드와이트와의 관계는 순조롭다. 어느덧 급속도로 가까워진 두 사람은 결혼을 얘기하게 되고, 2년여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계획도 세운다.

반지를 사러 가기로 한 두 사람. 재스민은 환희에 찼다. 결혼만 성사되면, 그러면 이제 이 시궁창 같은 아파트도 안녕이니까.

근데 재스민이 이렇게 행복에 차있는 동안 사실은 유부남이었던 엘 때문에 진저는 속앓이를 하게 된다. 언니가 쫓던 루저가 아닌 남자는 결국 다 허상이었나.

한편, 이 영화는 재스민의 현재와 재스민이 할과 결혼생활을 하던 때를 교차 편집해서 재스민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여준다.

과거 진저와 진저의 ex인 오기가 뉴욕 여행을 할 겸 재스민과 남편 할을 방문했던 때 재스민은, 진저를 귀찮아했다. 여동생이 귀찮을 뿐만 아니라 숨기고 싶은 자기 치부를 보듯 대했다. 

진저와 오기

$200,000 복권에 당첨된 진저 부부... 힘들게 살던 부부에게 이 돈은 새 삶을 계획할 수 있을 만큼 매우 큰 돈이었는데, 이미 엄청난 부자인 언니네에게서 뭔가 명쾌한  사업 아이템에 대한 조언을 듣고싶어 찾아온 것이었다.

재스민은 자기는 돈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할을 떠밀고, 할은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한다. 불려준다며. 진저는 형부를 믿기 때문에 오기에게 "당신이 뭘 알아!" 하며 형부 말대로 하자고 한다. 그리고 투자가 이뤄진다.

한편 뉴욕을 관광하던 진저는 우연히 할이 다른 여자와 입맞추는 모습을 보게 되고, 고뇌한다. 언니가 알고 있을지, 모른다면 언니의 행복을 깨트리는게 맞을지....진저는 그날 밤 열린 파티에서 그 여자를 다시 보게 되고, 재스민에게 저 여자 믿냐고 묻는다. 재스민은 얼토당토 없는 소리라며, 진저를 안심시키지만 불안해하는 눈빛을 한다. 술에 거나하게 취한 오기를 붙잡고 만약에 니 친구가 바람 피는거 목격하면 말할거야? 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 물어본다. 오기는 그렇다고 한다. "만약 아무것도 묻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텐데도?" 오기는 그래도 말해야 한다고 한다. "친구는 그럴 때 말해줘야지"

그리고 재스민의 우려는 현실이었다. 할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수많은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는 중이었다. 마침내 재스민이 할이 누군가와 바람을 핀다는 사실을 알아냈을 때, 사실 외도상대는 한명이 아니었다고, 같이 브런치나 먹고 돈이나 쓰러다니던 재스민처럼 부자랑 결혼해서 사모님 놀이 하고 노는 친구가 귀띔해준다. :"너만 몰라" 라고 말하는 친구...  재스민만 바보인 상황을 모두가 관망하고 있었다. "할이 바람피는 걸 수년 째 알고 있었지만,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

집에 돌아간 재스민은 할을 추궁하는데, 할은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한다. 사랑에 빠졌다고.... 미국 판 태오다. 사랑에 빠진게 죄는 아니쟈나! 

할은 당당하게 잘 챙겨줄테니 어른답게 대화하자고 하지만, 재스민은 패닉이 와서 숨도 못쉬는 상태가 되고, 갑자기 전화를 들어 FBI에 신고한다. 그 전부터 재스민은 할의 사업을 불안해하고 있었다. 친구의 남편이 할과 동업을 하다가 "법에 위반된다" 면서 "감옥에 가기 싫다" 면서 그 일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다는데, 이 말을 전해듣고 불안해하자 할은 "당신이 원했는데 내가 해주지 못한 게 지금껏 있었어?"라며 의심과 불안을 잠재운다. 저 말 자체가 세상 불안한데, 재스민은 애써 무시했다.  

재스민의 신고로 할은 곧바로 FBI에 체포된다. 그리고 감옥에서 자살해버린다. 이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아들은 아빠가 사기꾼이었다는 사실에 수치스러움을 못견디고 하버드를 자퇴해버리고, 신고자가 엄마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엄마를 경멸해 자신을 찾지 말라며 가출한다. 아빠는 천하의 사기꾼놈이어서 수치스럽고, 엄마는 범죄자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돈 때문에 아빠랑 살다가, 사랑이 끝나자 신고한 사실이 경멸스럽다.  

오기는, 진저와 새로운 삶을 꾸릴 수 있는 투자금을 모두 잃었다. 드와이트와 반지를 고르는 재스민을 발견한 오기는, 재스민의 본명을 부른다. "자넷"이라고. 재스민은 오기의 등장에 적잖게 당황하고, 오기에게 자신은 다 잊었으니 잊으라고 말한다. 오기는 재스민을 잊을 수가 없다. 재스민만 아니었더라면, 오기와 진저의 결혼은 깨지지 않았을거다. 자세한 내막은 나오지 않았지만, 투자금을 잃으면서 진저의 집이 풍비박산 난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아들의 근황을 알려준다. 재스민의 표정이 멍해진다. 할이 자살한 뒤 이제서야 대니가 안정을 찾고 잘 지낸다고 한다. 드와이트는 혼란스러워한다. 오기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니처럼 잘 잊고 사는건 아니라고 한마디를 하고는 떠난다. 그리고 드와이트와는 당연히 파국이다. 

재스민은 정신 분열이 온것처럼, 드와이트에게 결혼 하자고 보챈다. 드와이트는 재스민에게 다시 상류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황금열쇠였으니까, 어떻게 얻은건데, 절대 놓칠 수 없는 남자다.  "당연히 너랑 결혼 안하지!!거짓말을 했는데." 드와이트는 조상덕이 빵빵한지, 지옥길 입성 직전에 U턴했다. 반지도 안 샀으니 돈도 굳었다.

재스민은 정신이 나간채로 진저의 집에 돌아온다.

진저는 다시 칠리와 재결합했다. 언니가 루저라고 해도, 진저에게는 원석일 수 있는거고, 원석은 닦아서 보석으로 만들면 된다. 언니는 자꾸 보석만을 찾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보석을 살 수 있는 위치에 있진 않다. 자신을 열심히 속여야지만 보석을 살 수 있는것처럼 꾸밀 수가 있다.   

행복해보이는 진저와 대비되는 재스민. 재스민은 조용히 샤워를 하고, 드와이트와 결혼해서 나간다는 소리를 중얼거리면서 거리로 나와서 공원에 앉는다. 그리고 벌벌 떨면서, 혼잣말을 시작한다.

영화가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여러번 봤다.

볼때마다 재스민이 짠하다가도, 소름이끼치고, 소름이끼치다가도 두렵다. 

재스민에게 나를 투영하게 된다. 왜냐면 우리 모두 허영심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허영이 있는건, 어떤 종류의 허영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원하는 삶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내가 그리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재스민의 경우는 그 수단이 하필 남편이었을 뿐이다. 남에게 기대야만 하는 삶이란 얼마나 비참한가. 그리고 사랑 같은 얄팍한 감정으로 맺어진 결혼이 재스민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허영에 밥을 먹여주는 돈줄이라면 사랑이 말라버리면 돈줄도 말라버린다. 시든 꽃처럼 할의 외도를 모른채하고, 결혼을 죽은듯 유지하거나, 이혼하면서 거액의 위자료를 챙겨 잠적해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재스민은 사랑 받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자로 재스민 꽃처럼 살고싶었다. 그 환상이 깨지자 견딜 수 없었고, 모든걸 자기 손으로 파괴해야 했다.

상대적으로 상류층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헤어나오기가 힘들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건 정말 힘들지만, 집안 사정이 점차 나아지는 건 잘 느끼지 못해도 추락하는 건 잘 느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진저의 집에 처음 발을 들일 때, 일반 가정집이지만 원래 재스민이 살던 곳에 비하면, 터무니 없다. 사생활이 없도록 옆집이 붙어있는 타운하우스 형태인데다, 층고도 터무니 없이 낮고, 집이 좁아 살림살이가 한 데 뒤섞여있다. 진저는 평생 살아온 집에 대해 애착이 있을테지만, 무일푼 재스민은 원래 살던 집을 잊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바닥부터 시작해서 샌프란시스코 집 한칸에는 만족할지 못할것이다. 현실은 샌프란 집도 비싸다. 진저가 세입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가라면 진저도 나쁘지 않은 삶이다.  물론 대한민국보다는 싸다. 

마지막에 드와이트와 재스민의 자동차 청문회는 명장면이다. 두 배우가 모두 핏대를 세우면서 싸우는데, 여기서 얻을 점은 신념이다. 거짓말은 그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다. 부부사이에서라면 특히.  드와이트는 배우자 청문회를 두려워한걸수도

대체 언제 말하려던거였는데? 결혼하고 나서? 너무 늦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줄 평: 결국, 능력없는 삶은 비참하다. 취집노노.^^

내 슈퍼스타 케이트 블란쳇 인터뷰 

케이트 블란쳇을 사랑하는 이유는 작품 해석과 캐릭터 분석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서 자기 생각을 이렇게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두뇌가 얼굴만큼이나 아름답다. 패션센스도 본받고 싶을 정도로 우아하기 때문에 앞으로 늙어가면서 닮고 싶은 여자다.  

"She is profoundly deluded. Everything about her is constructed. She is not to the manner born, she is inculcated in her way into that Upper Eastside echelon and that social set. We all live in a fantasy world to a greater or lesser degree, and for me that was the point of entry for her... as a human be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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