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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로아큐탄 복제약 복용기

by viv! 2021. 4. 27.

복용 배경 : 작년에 한국에 있으면서 아무래도 흔히들 말하는 그 피부장벽이 무너진 것 같다. 겨울 건조한 계절을 거치면서 내 피부는 아주 많이 망가졌다. 애석하게도 항생제도 스테로이드 주사도 어느 순간 더 이상 듣지를 않았다. 항생제를 먹으면 웬만해서는 들어가던 여드름이 턱 라인을 따라, 무려 턱 라인을 따라 딱딱하고 크게 자리를 잡아갔다. 턱에 여드름이 난 적도 없을 뿐더러 여드름이 이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여지껏 여드름이라 해봤자 볼, 이마, 얼굴 곳곳에 한 두개씩 났다가도 며칠 뒤면 가라앉는 그런 것이었는데 이 여드름들은 뿌리가 어찌나 깊은지 모공조차 보이지 않는 형태였고 피부 내부에 자리한 거대한 지방 덩어리 같았다. 여드름이 아니라 질환이라는 생각이 강해졌지만 피부과에 가면, 그저 여드름이라고 한다. 로아큐탄을 처방받고 싶은 생각은 진작에 있었다. 하지만 의사들은 로아큐탄 한국 철수를 언급하며 약을 처방해주는 것을 매우 꺼리고, 약 복용에 대한 호기심을 매우 불안감으로 만들었다. 혼자 나름대로 검색을 해보니 내가 고생중인 이 뿌리 깊은 여드름은 사실 모낭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드름과 모낭염은 육안으로 특히 나같은 일반인이 구분하는 것이 힘들 뿐더러 나의 경우 여드름과 모낭염이 한 데 혼합해서 존재하는 것 같아 의사들 입장에서는 여드름 치료에 주력하고 진균성 여드름을 잡자고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약에 대한 부작용 우려와 식약처의 가임기 여성 관리 덕택인지 임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없다고 말해도 만에 하나 임신하게 되면 - 기형아가 되거나 유산이 되면 의사 책임이라고.... 아니 내가 책임 안묻는다고 아니 그 전에 임신 안할거라구요...) 처방해주기를 극도로 꺼리는 의사들 때문에 “몸에 그렇게 안좋은가..? 그냥 돈 좀 쓰고 시술로 관리해보지 뭐” 하는 맘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출국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하자 급한 마음에 한달 사이 돈을 200만원 넘게 주고 관리를 받았는데 그다지 좋아진 느낌 없이 그냥 현상유지만 함 ㅠㅠ

출국 이후에는 적응하느라 얼굴은 울긋불긋과 극건조/유분 폭발로 극단을 오가는데도 신경도 못써주고 한국에서 돈 써서 관리라도 받던거 못받으니 유지도 안되는 상황이 되었다.

관리를 안한건 아니다. 나름대로 , 문제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첫 한달은 완전한 적응기라 조금은 긴장상태였고 이사까지 하느라 너무 고단했기 때문에 가뜩이나 예민한 내 몸이 견디지 못할거라 생각했긴 하다. 하지만 이후에 한달 여간 계속해서 10시 취침을 유지하려 노력했는데도 안된다는건 뭐가 문제일지 너무 속상했다. 그리고, 사실 자도 자도 피곤해서 몸에 문제가 있는 것만 같았다. 비타민, 각종 영양제를 챙겨먹기 시작했다. 유산균도 먹기 시작했다. 챙겨먹은지 1달 째 되는데 영양제나 유산균으로 몸이 변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이른 감이 있었지만 사실 거울 보다가 갑자기 빡쳐서 약먹기로 결정했다.

안되겠다 싶었던건 4월 16일.

출장 다녀오고나서 복귀 안하고 바로 K네 집으로 요양...을 갔는데 , 밤에 그냥 갑자기 거울 보는데 개빡쳤다.

내가 왜 피부로 고민하고 있어야 하지 싶었다. 어느날부터인가 내가 화장하는 “주목적”이 자기만족보다 피부 숨기기가 된 느낌이었다. 더 개같은건, 이미 턱라인은 뿌리깊은 염증인지라 화장으로 덮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이건 여드름이 아니야, 여드름은 이렇지 않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K에게 물어보니 고민도 없이 약을 먹으라고 했다. K는 6년간 로아큐탄을 복용했었다...
난 부작용을 물어봤는데 뭐 좀 자궁이랑 간에 안좋긴한데 특별히 겪은 부작용은 없고 그냥 얼굴에 그리고 몸에 보이는 염증이란 염증은 다 없어졌어. 하길래 부작용 검색 들어갔다. 검색해보니 임신 기형,유산/ 우울증 / 탈모 / 여드름이 되려 폭발 / 피부 극도로 건조해짐, 입술 찢어짐/ 만성 피로 등등 있었다.


실제 복용 중인 블로그들도 정독 해봤는데 다들 입술이 찢어졌다고 하고 코피 났다는 글도 여럿이고 여드름이 폭발했다는 글들도 있고 (명현현상이라고들 부르더라) 근육통 만성피로 탈모 두통 햇볕 알러지 등등이 있었다 ...만

일단 뭣보다 거울 보는게 기분이 ㅈ같아질 지경이었기 때문에 병원에 가보기로 결정하고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병원 예약부터 함.

좀 재수없는데 중독성 있는 말투의 여의사가 , 피검사를 받아오라고 했다. 초진비는 역시 10분 보고 4만원이었다.

피검사는 피부과에서 진행되는게 아니었다. 각종 검사를 진행하는 의료센터에 예약을 해야했다. 검사비는 또 3만 7천원 정도였다. 그래도 내 피검사 결과와 간 수치 등은 아주 좋았다. 피가 아주 건강 그자체...

검사 결과를 들고 가니 약을 처방해줬다. 매달 이렇게 피검사를 받아 자신을 만나서 한달치 약을 처방받으먼 된다고 했다. 그리고 약을 복용중인 기간에는 임신은, 절대, 절대 안된다고 했다. 임신 할 생각도 없는데 다들 임신 걱정부터 해주는걸 보면 이 약은 아기에게 엄청 치명적인가보다. 몸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약이긴 한가봐. 거의 독약 수준인가. 무조건 유산되거나 기형이라는건...?
그리고 우울증이 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본인이 맡은 환자들은 우울증이 되려 나았다고, 얼굴에 염증이 사라지면 우울증이 가시지 않겠냐고 했다. 난 우울보다는 빡침이지만 그게 그거겠지. 한달 약값 검사비 10만원 정도 써서 피부고민 안하면 그게 가성비지 뭐야.



그래서 복용 시작했다.(20mg씩, 4월 22일부터.)


이하는 로아큐탄 (카피약) 복용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예정.

복용 3일차 : 아주, 많이, 건조함. 세안 후 기름기가 없음이 피부로 느껴짐.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번들거림이 없는 것을 떠나 피부 스스로 만들어내는 기름기가 없는 것 같음. 입술은 찢어지기 시작함.

복용 5일차 : 턱에 새로 난 여드름들이 있음. 볼에 원래 있던 군락은 들어가지 않았음. 생리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음. 화이트헤드와 좁쌀은 거의 사라짐. 흉 질까봐 그게 걱정임. 입술은 피가 남. 입술을 나는 자꾸 뜯게 됨.

복용 10일차 : 원래 여드름이 있던 자리에 작은 여드름들이 더 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원래 이랬나 싶기도 하고 아직 잘 모르겠음. 기름기는 여전히 없음. 세안 후 보습에 신경 쓰는 중...

복용 14일차 : 피부를 누르면 만져지던 깊숙한 딱딱한 염증들의 사이즈가 확연히 줄어들었음. 턱 부위가 간지러움. 입술은 여전히 건조함. 입술 라인 따라 피가 남.

복용 21일차 : 피부를 누르면 만져지던 깊숙한 딱딱하고 뿌리가 보이지 않는 그 염증들이 다 사라짐. 턱라인을 따라 간헐적으로 나던 여드름은 자취를 감춤.
사실 이것만 해도 놀랍다. 식단은 의사가 전혀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했지만 정말 철저하게 신경쓰지 않았고 매일 야식에 매일 늦게 취침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가 진정된건 약이 정말 독하다는 뜻이겠지. 입술은 다 터졌고 피도 나도 아직 진정될 기미가 안보이긴 하다.

<복용 30일차에 있었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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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0일 차가 되었던 5월 21일까지 약 복용을 해야해서 19일 수요일에 병원 랑데부를 잡으려했으나, 여의사가 모친상을 당해서 패닉이 와서 이미 3일가량 출근을 안하는 상태였다. 심심하게 조의를 표하고 근데 난 21일에 약이 끝나는데 언제쯤 랑데부를 잡을수 있냐 하니 데스크 직원은 난처하게 "어머니를 상실하였기에 매우 우울해해서 지금은 전달할 수가 없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다음주부터는 정상 영업할 것 같으니, 일단 다음주 화요일 (25일)로 성함 적어놓겠다. " 했다.

뭐... 어쩔 방도가 없으니 알겠다고 했지만 환자 예약을 미뤄버리다니... 싶었다. 그런데 화요일인 25일에도 연락이 없었다. 병원에 다시 전화를 하니, 아직도 의사가 출근을 안한다고.. 1주일이나 자리를 비운 것이 매우 의아했다. 어머니를 잃었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아니 그럼 내 약은?

이 약이 부작용이 다른 피부과 약에 비해 심하다는 것을 이미 겪었기 때문에 약 복용을 중단한 상태로 1주일가량을 보내는 것이 썩 기분이 편치 않았다. 어머니를 상실한 것은 매우 큰 슬픔임에는 틀림없지만 나의 경우 총복용량이 정해져있고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텐데, 어찌 일주일 가량을 비울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데스크 직원은 난처한 목소리로, 아마 이런 환자가 많아서 곤란한건지 "아마 이번주 금요일에는 출근을 하실 것 같아요, 목요일날로 성함 적어놓을게요" 했다. 저번에 했던 말이랑 비슷한데 또 출근 안할 가능성이 다분해서...

아무래도 아는 의사가 있는 병원으로 가는게 낫겠다 싶었다. 의사 지인에게 추천할만한 피부과를 물어보는 도중에, 직장동료가 무슨 일이냐 물어서 여차저차 설명을 했더니, 이전에 받은 처방전이 있으면 그냥 가서 약국에서 약을 달라고 해보잔다.

?????그게 된단 말이야????

너무 당황스러워서 다시 물었는데, "너 피검사 이번에 새로 받은거 있지? 그리고 처방전은 뭐 지들 말대로 다음주에 가서 새로 받아오면 되는거고 약사한테 사정 설명하고 늦추기 싫다고 말하면 줄거야" 하더니 가서 말하니까 진짜 줬다.

????????????????????????? 이게 된다고??????????????????????????

 

암튼 그래서 31일차 약도 대략 1주일만에, 정상 복용할 수 있게 됨.

 


복용 31일차 : 신기하리만치 얼굴의 블랙헤드가 모두 사라짐. 볼쪽에 작은 염증들만 사라지면 피부가 깨끗해질 것 같음. T존은 이미 매우 깨끗. 부작용 : 눈이 매우 건조. 안구 건조가 조금 심각함.

복용 36일차 : 드디어, 피부과에서 피드백이 왔다. 닥터를 만났다. 닥터는 내 피검사 결과를 보더니, 하루 2알로 증량하자고 했다. 총 40mg.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하니 이상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즉시 중단할거니 괜찮다면서 우선 복용을 권했다. 하지만 한 알만 먹었다. 속건조가 심해져서 코피 등이 나는 부작용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복용 37일차 : 역시 한 알만 복용

복용 38일차(5.30.): 2알 복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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