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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Miami 마이애미 호텔, 영화 '알라딘' 후기(윌 스미스 찬양)

by viv! 2019. 7. 16.

*개노잼 올랜도를 거쳐서 마이애미 도착했는데 하루죙일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영화만 보러간 후기.

마이애미 호텔


우여곡절 끝에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호텔이 약간 북아프리카? 동남아 감성이었음.
중앙 복도나 홀 사이를 잇는 사진의 계단은 마치 구엘정원 같았다.
남친이 내 요구사항을 반영하느라 고생했다.
1. 해변과 너무 멀지 않을 것
2. 근처에 몰이 있을 것
3. 근처에 브런치 맛집이 아주 많을 것
4. 근처에 영화관이 있을것 (알라딘 알라딘 아주 노래를 부름)
5.객실에 자쿠지 있을것!


우리는 킹스위트룸에 묵었는데 테라스에 자쿠지가 있었다. 호텔 자체는 웬만한 도심 호텔이 다 그렇듯 낡았는디… 서비스는 나쁘지 않았다.

테라스에도 자쿠지가 있고 테라스는 얼기설기 덩쿨로 덮혀있어서 프라이버시가 보장 됐다. ㅎㅎ 좋았음.

화장실 약간 취향 저격. 자쿠지 덕에 행복했다.
그리고 욕실이 토일렛이랑 분리되어있는 구조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편하고 쾌적한 호텔에서 남자친구는 거의 매일 일만 해야했다. 본격적으로 바빠진 월요일이었기 때문인데 일요일에 남자친구가 진지하게 "내일부터 진짜 일해야해, " 했을 때 그 “진짜 일해야 해" 소리를 그냥 흘려들었던 나는 곧 그게 진심이었음을 알게 된다.
남친네 회사는 월요일에 특히 바쁘다. 주말에 오더가 쌓여서 그렇다고 하는데 정확한건 모르겠지만 월요일부터수요일까지 엄청 바쁘고 목요일 즈음 느슨해지고 금요일에는 확실히 덜 바쁨. 근데 나는 목요일날 떠나야했다ㅠ이번에도 비행기표를 바꿀까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B가 날 보러 프랑스에서 돌아와서 함께 마르마라를 가야 했다. 더이상 약속을 미룰 수가 없었다.

오전 8시 조식을 먹자마자 남친은 컴퓨터를 켜더니 계속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난 다시 잤다.ㅋㅋㅋㅋㅋ
근데 오후 1시 이후로 계속해서 비가 오기 시작했고 정말 암울했다. 결국 나는 아무곳에도 못가고 계속 방 안에만 있었다. 호텔 수영장도 루프탑에 있어서 비온다고 닫았다. 남친이 호텔 안에 마사지 스파라도 갔다오라고 했는데 괜히 혼자서는 가기 싫었다. 나는 우울증 비슷한게 걸린 사람처럼 비오는 창밖만 내다봤다. 플로리다 날씨는 정말 자비 없었다. 동남아의 폭우와 비견될 정도였다. 하긴, 열대 기후니까 똑같지...
정말이지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쏟아져내렸다.
Accuweather을 확인해봐도 비가 온다는 정보밖에 없었다. 꽤나 정확한 날씨 정보를 제공해서 웬만해서는 신뢰하는 웹사이트인데 계속 heavy rain starts in 60min 이런 식의 알람만 뜨니까 너무 우울했다....
하지만 남친이 희망을 가지자며 Florida의 날씨는 원래 핵핵핵 변덕스럽다고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는 1-2시간짜리예보일 수도 있다고 나를 달랬고 나는 그 구라같은 말에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정말 계속 계속 비만 왔고 내 마음도 완전히 먹구름이었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데 혼자 나갈 수도 없고 진짜 미칠거같았다.


그래서 계속 투덜거리면서 나랑 놀자고 지랄발광을 했더니
참다 못한 남친이 "Baby, who's gonna pay for our trips if i don't make money?" 라고 하더라...ㅇ...닥칠게

나는 이제 애꿎은 스트레스를 괜히 루프트한자에 풀기 시작했다.
왜 이쟈식들은 아직도 보상금을 안주냐!! 하면서 메일을 보냈다.
보상금 준다더니 왜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 없냐? 언제 처리 되냐? 하고 독촉 메일을 보냄.
그리고나서 혼자 넷플릭스를 보다가 셀카 찍고 남친 일하는거 도촬하고 혼자 브이로그랍시고 동영상 찍고
노래 틀고 춤추고 자쿠지에서 목욕하고 별 쌩지랄을 다 했다. 그런데도 아직도 비도 안그치고 남친 일도 안끝났다.

하.. 이럴 줄 알았으면 마이애미 오지말고 그냥 애틀랜타에나 계속 있을걸 하고 후회가 막심한데
와중에 내 불쌍한 친구 K가 나의 생사 안부와 함께 남친과 해피한지 물었고 나는 울고싶은 마음인데 대존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구라를 쳤다ㅋ ㅠㅠ

그녀가 준 책을 좀 읽다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냥 덮었다. 얜 어릴때부터 도저히 나랑 책 취향이 안맞는다.
남친은 내가 조용할때마다 중간중간 힐끔 힐끔 상태를 체크하면서 배고픈지 물었고 나는 배는 안고프고 몹시 심심해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친은 "혼자 굉장히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는것 같은데" 라며 날 무시했다.

나는 남친이 배고픈거 같아서 타이 먹을까? 했더니 기다렸다는듯이 마침 출출하다며 컴퓨터를 잠깐 밀었다.
와 내가 그렇게 옆에서 난리를 쳐도 컴퓨터에서 멀어지지 않더니 타이 한마디에 멀찍이 떨어지네 하니까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인데 하고 하하 웃었음. 이런 배신감. 아직도 밖에는 비가 하늘에 구멍난듯 오고 있어서 결국 타이도 시켜먹어야 했다. 거의 우기 때 동남아 같았다.

그리고 남친은 거의 5시쯤 컴퓨터를 끌 수 있었는데 그제서야 우린 호텔 근처에 영화관에 알라딘을 보러갔다. 미국에선 약간 시들할 무렵이었는지 아니면 비가 너무 와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상영관에 어떤 꼬맹이랑 엄마 그리고 우리커플, 다른 한 커플 밖에 없었다. 덕분에 정말 쾌적하게 봤다.

엄마랑 둘이 온 꼬맹이 말투가 좀 신기했는데 엄격하게 교육 받는 집안같았다. 한 5살짜리로 보이는데 티켓부스에서 옹알옹알 "Excuse me ma'am , sorry to bother you" 하면서 말하고 다시 부를때도 "sorry to bother you again..."하면서 말하는데 옆에서 엄마가 보고 있었고 애는 마음이 급한데 저 말을 해야하니까 랩하듯이 속사포로 말하는게 좀 웃기고 짠했다. 마지막에 점원이 바빠서 얼른 here you go~하면서 바로 등 뒤돌려서 애기가 땡큐 할 타이밍이 없었는데 엄마가 Thank you해야지, 해서 애가 점원 등에 대고 땡큐 하는거 보고 저 집도 애 사춘기 오면 볼만하겠다 싶었음. 하지만 가정교육은 과해서 나쁠건 없는거 같다. 커가면서 스스로 느슨해질 수는 있어도 더해나가기는 어려우니까.

알라딘.
어렸을 때는 너무 그림체랑 배경이 무서워서 못봤던 만화인데 노래만큼은 기가막히게 따라불렀었는데ㅎ

영화는 뭐 일단 진짜 대존잼이었다.
사실 내가 사전조사를 안하고 영화관을 가는 편이라서 처음에 뱃사공으로 나온 윌스미스가 (너무 뜬금없어서 첨에 윌 스미스인거 빨리 못알아봄) 노래를 불렀을 때 아 이거 디즈니영화라서 뮤지컬느낌이겠구나 싶어서 남친 얼른 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초 단위로 표정 안좋아지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괜히 아; 넘 노잼이면 어쩌지 살짝 걱정하려는데 그럴새 없이 바로 몰입할 수 있었던게...
배우빨+노래빨이 너무 좋았다.
자스민은 너무 예쁘고 ... 알라딘은 내가 원하던 비주얼은 아니지만 괜찮았다.
나는 뭔가 좀 더 샤프한 느낌의 꾀돌이 같은 알라딘을 기대했는데 그런 부분이 살짝 아쉬웠다.
그리고 설정은 대충 아랍이면서 아랍배우와 인도계 배우를 마구 섞어서 쓰는 설정이 좀 우스웠지만 ㅋㅋㅋ 원래 알라딘 스토리 자체가 극심한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내용일텐데 저렇게 막 선을 넘나드는게 무슨 대수겠어 , 하고 포기했다. 그걸 뛰어넘을만큼 인도계라는 여배우가 너무 미친미모를 갖고있기도 했고.

공주님이 너무 예뻐서 그냥 다 오케이


너무 예뻐서 홀려서 봤다. 실시간으로 내가 오징어가 되어가는 중임을 느낄 수 있었다.
자스민은 너무 아름다웠고 노래까지 잘해서 완벽했지만 정말 뜻밖의 즐거움은 윌 스미스였다. 사실 윌 스미스 나오는지도 모르고 갔는데 영화관에서 뱃사공부터 푸르딩딩한 지니가 너무 친숙한 얼굴이어서 미친듯이 반가웠다 ㅋㅋㅋㅋㅋㅋㅋ 원래도 윌스미스 팬인데, 영화에서 너무 귀엽고 재밌게 나와서 ㅜㅜ

이렇게 잘어울릴 일이야


아 저 신선왕자 미소ㅋㅋㅋㅋㅋ윌스미스는 이번에 느꼈는데 퍼랭이인 상태로 위화감이 없는게 충격이었다.


50이 넘은 나이에 잘생기고 몸 좋아서 20대인 알라딘한테 안꿇리는것도 어이가 없었다. 좋다...
나는 전설이다 보고 존잘에 몸 좋아서 정말 개충격 받았었는데 이제 아재로 저렇게 깨발랄한 역할도 해주니 고맙다.

외모는 약간 퍼졌을 뿐 다른 동년배들에 비하면 무서울 정도로 안변한 편이라서 놀랍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ㄹㅇ전설인 나는 전설이다 줜잘....



영화 시작하면 자고 일어나자마자 운동하는씬 나오는데 홀린듯이 볼 수 있다


근데 뭣보다 이 배우가 제일 좋은 점은 꾸준히 관리가 잘되어서 잡음이 없다는것 뿐만 아니라 와이프한테도 너무 잘하고 자기 애들한테도 잘하는거.
엄청난 딸바보 아들바보 같은 느낌이 팍팍 드는 인터뷰나 가족지향적인 말들을 많이하는데 그런거 보면 좀 진국인거같다 사람이... 혹시라도 나중에 대통령 출마만 하지 않았음 좋겠다. 제발.



끝으로 이건 정말 웃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의 Whole New World가 아랍인이라면 저렇게 안불렀을거라며 진정한 아랍 버젼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중독성 있음 주의.
https://www.youtube.com/watch?v=_TqaAHtcv7U

"DDell me BRRincess noh Whndidh You Last Ledduh HRLd Dc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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