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었다.
오전에 엄마랑 스타필드를 갔다. 진짜 집에서 꼼짝도 하기 싫은 주말이었는데… 반품할 게 생겨부렸다.
새로 이사오고 난 뒤 스타필드 참 자주 가게 되는데, 동네에 불행히도… 복합쇼핑센터가 없어서, 다 가깝다는게 결국 다 애매하게 가깝다는 소리인지라, 개중에 만만하게 가는 곳이 스타필드가 되어버렸다. 스타필드 갠적으로 불호다. 솜뭉치들이 너무 귀엽긴한데, 귀엽고 사랑스러운거랑 별개로 개는 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개가 그 집에서나 우리집 막내딸아들 애기 공주님왕쟈님인거지 남에게는 그냥 개 라는 점에서… 개털이 심각하게 많이 날리고, 개주인들이 그리고 스타필드 관리자들이 신경쓴다 해도 개들이 쉬하거나 마킹하고 돌아다니는 꼴을 몇 번 보고 나니까 그냥 졸라 더러워서 가기가 싫다.
어쨌든 스타필드 주차장을 돌다가 자리를 보고 갔는데 웬 아줌마가 서있었다.
뭐지? …설마 자리 맡는 중인건가? 이게 설마 그 말로만 듣던 주차자리 맡는 빌런인가? 말을 걸려고 했는데, 뭐라고 걸어야 할지도 참 민망한…ㅋㅋㅋㅋㅋ
“저기, 주차 좀 하게 나와주세요“
그러자 이 아줌마,
”아, 저희가 지금 여기 세우려고, 지금 차 돌리고 있어서요.“ 라고 했다.
”어… 죄송하지만 그런게 어딨나요? 지금 차를 대신게 아니라 사람이 서계신거잖아요??”
”저희도 여기 대려고 하는거라니까욧! 지금 오고 있어욧!“
아줌마가 성질을 냈다.
…? 뭔 개소리지?
개소리 들으면 뇌정지 부터가 오는데 난 뇌정지 왔는데 그새 이 아줌마가 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서 폭언 수준으로 퍼붓고 있었다. 우리 때문에 짜증난걸 남편에게 퍼붓는듯 했음. 저런 여자한테 정서적 학대를 당할 남편이 안 봐도 진심 개불쌍 했다. 똑가튼 놈일 수도 있지만…
통화는 대략 “빨리 와! 그냥! …버럭버럭버럭!”
엄마는 짜증이 났는지 같이 언성이 높아진 상태였다.
“거기 계속 서 계시면 어떡해요? 주차장에서 사람이 자리를 맡는게 어딨어요?” 엄마가 말하자
“통화중이라니까요!!!! 통화를 못하게 해!!!! 통화하는 데 기다릴 수 있잖아요!!!” 했다
“저기, 통화는 저기서 하시구요. 본인 차 어딨는지도 모르시잖아요;; 주차 공간인데 좀 나와주시라구요”
”아니 통화 중이라니까 왜들 지랄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하 진짜 참신하게 돌았네?
난 이 아줌마랑 대화하는 건 소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주차요원한테 갔고… 주차요원에게 중재를 요청할 생각이었는데 주차요원은 자기가 알바라서 암것도 모른다 했다.
아니 알바든 뭐든간에 너도 운전이란걸 해봤을건데 주차장에서 인간이 자리를 맡는게 말이 되는 소리 같냐고 하고 싶었으나…^^ 알바가 뭔 죄여
빌런 아줌마는 주차요원까지 오자 자리를 비키고서는 큰 소리로 우리 들으란 듯이..남편에게 여전히 퍼붓고 있었다.
“아니~ 뭔 통화도 못하게 지랄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세상이 유독 힘들고 나에게만 부당한거 같다는 생각 자주 하시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차에서 내려서 짐을 챙기는 동안에도 아주 그냥 지랄 빵빠레를 하면서 남편과 통화를 끊지 않고 있었는데 대략 개빡쳐서 악쓰는게 애잔할 정도였음.
일단 주차장에서 자리를 맡는다는걸 뭐가 잘못된건지 조차 모르는 듯 했고.
그 집 남자도 참 유감이다. 주말에 뭐가 됐건, 쇼핑하러 아침부터 나와서는 와이프한테 지랄긁히고 잘못한것도 없는데 욕이나 쳐먹고 감정 쓰레기통 돼서는. 하. 진짜…자기 감정 타인에게 전가하는건 진짜 최악의 부류인데 안타깝지만, 주차장에서 차는 안 보이는데 사람이 가서 자리 맡는 짓은 정말 저급하고 후진적인 마인드입니다. 제발 이번 기회에 계몽 되시길…
번외로, 엄마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저런 부류는 말 섞어봐야 말 안 통하고 또 나한테 해를 끼칠 수도 있고, 요즘 하도 가슴팍에 칼 하나 품고 사는 또라이같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되도록 직접 말 섞지 말고, 대체로 사람이 행동하고 말하는거 보면 견적 나오니까 그냥 웬만해선 직접 말 섞지 말고 직원이나 담당자 통해서 의사 전달하라고 제에발. 그 아줌마 같은 사람이랑 말 섞다간 성질 버리는데, 뭔 자꾸 설득을 하냐고… 두번 말해서 못 알아들을 위인이 알아듣겠냐구요 ㅠㅠ
어쨌거나 주차장 빌런이 실재하는구나 알게 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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