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은 가치 없는 노동을 한다
난 A에게 배우는게 참 많다.
A는 40살 은퇴가 목표인데 거기 한발자국씩 가까워지고 있다.
40살 이후에는, 회사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사업만으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한 준비 단계 동안 파이어족처럼 A는 웬만한 벌이를 다 재투자하고 있다.
반면 나는 40살엔 대체 뭘 하고 살아야 하는지 머리가 뽀개질거 같다. 돈 모으는 거는 그래도 좀 잘 하는 편인거 같은데 언제까지 어떤 직무로 일할지 라든가,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갈지 등 어찌보면 자연스레 그려져야 할 일들를 그리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 가치없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스스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치있다고 합리화 하는 그런 과정이 사회생활인거 같다.
나는 사실 일과 맞지 않아. 누군들 일이 좋아서 하겠느냐만은 정말 일에 미쳐있는 인간들이 있고 그런 인간들을 마주하면 나는 인생을 저렇게 살고싶진 않단 생각을 한다.
누군가의 목표는 돈이나 더 나은 삶인데 그 더 나은 삶이 뭐냐 하면 그들이 제시하는 이미지가 나한테 와닿을 정도로 명쾌하지는 않다.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 “그냥” 일한다. 근데 그 일에 잡아먹힌다. 그런데, 일에 매몰되면 순식간에 많은 걸 잃는다.
건강도 내 일상도
더 나은 직장이 있고 더 나쁜 직장이 있을 뿐 남을 위해 일하는 이 사회에서 사실 내가 부품인건 달라지지 않으니까, 이런 상태로는 뭔가 대단히 의미있는 인간이 되기는 힘들다.
나는 순전히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며 살아온 편인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누구도 나를 구속하지 않을 때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가? 했을 때 나오는게 내가 진정으로 계속해서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인데 나의 경우에는 마구 이런 식으로 일기랍시고 똥글을 적어 대는 일인 것 같다.
거기에 곁들여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행을 가거나 하는 일반적인 소비 생활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건 마음 편해지는 사람들과 잠옷을 입고 둘러앉아서 차나 와인을 마시면서 쓸데없는 소리에 킬킬거리는 일이겠지. 벽난로 피운 거실에서 와인 마시는게 진정 행복이라는걸 자꾸만 잊고 그 순간엔 그 평화가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돌이켜보면 내 기억이 멈춰지는 시간대는 늘 그런 조금 쓸데없는 시시한 순간들인거 같다.
일을 하면 할수록 워라밸이라는 건 교과서에나 존재하는 개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워라밸이란게 지켜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인생은 퇴근 후에 시작되니까.
출근해서 내가 누굴 만나고 무슨 일을 하고 하는건, 그건 회사에서나 의미있는 문제이다. 내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당연히 퇴근 후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