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외국인의 한국 장기체류? 법무부의 워케이션 비자

 

법무부에서 새롭게 발표한 워케이션 (workation)비자

 

대상자는 연 소득 $66,000(한화 약 8,600만원) 이상의 외국 회사 소속 외국인으로, 원격근무(remote) 열풍 속에 각국에서 몇 달 살기로 체류하는 진정한 21세기를 사는 인간들을 타겟으로 만든 제도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기본 1년, 연장 1년으로 최대 2년까지 한국 체류가 가능해진다.

워홀과의 차이은 워홀비자는 단기근로 비자라서 취업/영리활동 가능. 워케이션은 관광비자격이라서 취업 영리활동 불가능.

워홀은 호주 같은 국가에서 시골 닭공장 카센터 베이비시터 같은 구인난 있는 직종에서 일하고 주말에 바람쐬러 시드니 갔다오고 열심히 영어공부하고 목돈 모아서 본국 가야지 하는게 워홀이고, 이건 원래 자기 소속 회사가 있는 애들인데 여기저기서 시간대 바꿔가며 일해도 회사에서 터치 안하는 21세기 자유로운 영혼들이 한국이라는 나라 좀 괜찮아보이는데 1년 정도 살아볼까? 하는걸 하게 해준다는 뜻이다.

근데 확실히 워케이션이라는 비자 이름은 뭔가 와닿지가 않고 차라리 Remote workers visa 라든가, Digital Nomads visa 라든가…좀 더 영어권 외국인들한테 통용되는 비자 이름으로 지었어야 한다고 본다.


어쨌거나 힐끗 봐도 기본 소득 기준이 높다. 어중이떠중이들이면 한국 와서 어설프게 취업시도 할 거 같으니까 아쉬울 거 없는 애들한테만 문 열겠다는건데, 그러니 이걸 하고싶은 외국인은 필연적으로 자국에서 중상위 소득을 가지고, 리모트 근무를 허락해주는 좋은 회사를 다니면서, 한국에서 1년 이상 체류할만큼 한국에 올 동기도 빵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난 솔직히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일단 대표적으로 저런 꿀단지같은 인생을 사는 프로그래머들만 생각해보면 , $60K 연봉 기준을 맞추는 이들이 더더욱 굳이 한국에 올 이유가 없다.

특히 이들이 한국에 일년 단위로 체류할 이유는 아예 없음.

고소득 외국인의 장기체류를 유도하는 시장에서 한국이 경쟁해야 하는건 일본~동남아이다. 우리 입장에선 일본은 그렇다치고(사실 일본이 절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음)동남아랑 우리랑 경쟁? 불쾌하지만 애초에 관광 섹터에서는 한국이 동남아보다 외국인들에게 선택 받기 쉽지 않은 약소국 위치에 있다.

한국의 매력이 뭐냐 하면 최근 몇년간 소프트파워 열심히 키워서 BTS 랑 블랙핑크로 쌓아올린 거대한 Kpop 공화국인데 이걸 좋아하는 애들이 우리 엔터 산업과 기타 관광산업에 쫌쫌따리로 돈 써주러 들어올텐데 얘들은 학생 아니면 사회초년생 아무튼 돈이 없는 애들이라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커녕 한국에 대한 환상을 먹고 자라 한국 와서 돈 벌고싶은 케이스가 더 많다. 돈이 안 됨.

고소득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장기체류하기에 딱히 매력이 없는 이유는 ; 

일단 외국인이 일년 단위로 살기에는 한국의 주거조건이 개-헬이다. 한국 너무 좋아~ 가볍게 살아볼래~하기에는 월세나 보증금이 너무 비쌈. 서울 한복판에 살려고 하면, 월세가 최~소 $1K는 나감. 그런데 그런 집들의 집 상태도 ㅈ같음. 개좁고, 후지고, 낡았는데 월세 1000불? 미쳤냐. 내가 프로그래머면 그냥 발리/세부/방콕 가서 그 돈으로 수영장 딸린 도심 신축 아파트 렌트할거임. $500이면 웬만한 도심 수영장 딸린 괜찮은 에어비앤비 한달 렌트 가능한데 내가 미쳤다고 한국 젊은이들처럼 서울에 목맬것이야...? 더군다나 나는 WORK/VACATION 중인데 후진 집에서 참아가며 살만큼 한국의 매력이 개쩔진 않는다. 

그리고 물가 어택도 좀 심하다. 체감 물가가 미국이랑 비교해봤을 때 라스베가스 정도,,,? 라스베가스야 미국 내에서는 물가가 싼 축이지만... 한국 물가가 만만찮게 높다.
여러모로 머리 식히러 와서는 한국의 현실을 맛보고 한국인들이 애를 안 낳는 이유를 깨우치고 갈 것 같단 말이지.
한국이 동남아 대비 비교우위를 갖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날씨도 매력이 없음.......지옥불반도 여름과 시베리아추위 겨울이라니.
그래서 결국 이런 비자는 실리콘밸리 인간들에게는 매력이 없는거 같고,,, 혜택을 받을 인간들이 어떤 부류일까 생각해보면 한국 이미지 팔아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데 해외 인스타 팔이 피플이라든가, 인플루언서 등이 자국 소득 기준으로 한국 들어와서 어설프게 중개무역 같은거 하지 않을까 노파심에 우려됨. 내가 우려할 일은 아니지만.
아, 애인이 한국인인데 딱히 결혼 계획은 없고 또 그렇다고해서 90일 비자는 짧은데, 마땅히 다른거 신청하기에는 돈과 시간이 아까운 내 남자친구 같은 사람도 혜택을 받는 층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