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발치 후기
2023년을 보내기 전에 사랑니 발치를 하게 되었다.
20대 후반에 사랑니 발치를 많이들 한다고 하던데……
그게 나야
간 김에 스켈링도 하고 충치 하나 발견해서 충치 치료도 함.

일단 내 사랑니는 하단 두개는 옆으로 난 매복사랑니이다.😱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얘들은 아직 안 나옴… 평생 나오지 말아라 제발.
사랑니가 저렇게 매복 상태로 있다가 언제까지 안 나면 안심할 수 있냐고 의사에게 물었는데 그건 뭐라 말을 못한다고 한다. 하기사 얘가 어느날 갑자기 당장이라도 나오겠다면 뚫고 나오는 거야 시간문제겠지. 삼십대 중후반에도 사랑니 뽑기도 하니까.
상단 두개는 이미 난 상태인데 그 중 사진에 보이는 하나가 비스듬하게 누워있어서 당장 발치를 해주는게 좋았다. 뭣보다 자꾸 멀쩡한 어금니를 밀어대서 아팠다. 양치가 힘드니까 위에 충치가 생기기도 했고, 사랑니에 닿는 어금니의 접점도 관리가 힘들었다.
그런데 나는 치과를 예약하면서도 사실 치과에 가서 발치까지 할 생각은 없었던거 같다. 그냥 전체적인 검진을 받고 싶었고, 발치를 꼭 해야할까요? 정도만 물어 보고 싶었다. 또 내심 사랑니도 어쨌거나 이 라고 생각해서(…)굳이 잇몸에 상처내면서 생니를 뽑을 맘은 크지 않았다. 또 혹시 내가 충치가 많나? 하는 의심이 들어서 충치 치료를 받으면 해결될 통증인데 , 혹시 내가 그냥 사랑니 탓 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거 같다.
치과는 갈 때마다 통증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취제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은데 아무튼 아프지도 않게 스켈링 단계에서부터 마취 가글 하게 하고 얼얼하고 numb한 상태로 잇몸에 여러방 마취주사를 놓고 충치 치료를 하니까 시리고 말고 할 틈도 없었다. 그런 담에 사랑니에 한방 더 마취주사 놓고 본격 치아 발치가 시작되었다.
영구치 난 이후 발치가 첨이었기 때문에 개긴장한 나머지 손을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나중에 보니 멍이 들었다.ㅋㅋ쫄보라서….
사랑니 발치는 선생님이 좀 각도를 잡으시고, 치아를 잡는듯한 느낌이 나고, 좀 두둑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치아가 뽑힌다. 느낌은 없다. 그 소리가 좀 공포스러울 뿐. 이놈의 뇌는 소리를 들으면서 계속 그 과정을 상상해버리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영겁의 시간 같지만 사실 거의 1-2분만에 모든 절차가 끝나버린다. 그렇게 마주한 나의 사랑니.

사실 무서워했던 것에 비해서는 정신 차릴 새도 없이 거즈를 물려주고 발치가 끝났다.
사랑니 발치는 보험처리가 되기 때문에 사실 자부담금액은 정말 얼마 안 된다. 나는 스켈링+엑스레이+ 사랑니 발치 까지 다 해서 2만 7천원이었다. 레진까지 하나 하는 바람에 총 금액은 10만원 넘게 쓰긴 했다.
사랑니 뽑고 집에 와서 뭐 정신도 없고 기운도 없고 그냥 쓰러져서 잤다. 한 두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 자는 동안 어찌나 거즈를 꽉 물고 잤는지 다행히도 지혈이 잘 된거 같았다. 그래도 이가 빠진 부위는 욱신거렸다.
사랑니 발치 후 주의 사항이라고 치과에서 정리해줘서 공유하자면
1. 침 안 뱉기
입에 피맛이 나는데 피와 침은 다 삼켜야 함
2. 상처 부위 소독하고 청결하게 유지하기
치과에 그 다음날 방문해서 다시 소독을 하고 평소에는 가글을 잘 해주어야 한다… 아품
3. 매운음식 금지 (2주)
4. 금연 , 금주 (2주)
5. 뜨거운 음식 주의
금지까지는 아니지만 염증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라 하셨다. 발치 후 하루 이틀 정도는 안 먹어야 한다.
다 낫는데까지는 대략 4-6주 가량 걸린다고 한다. 사랑니가 빠진 자리에 서서히 살이 차오른다고 함.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