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7 figures salary
내 남자친구는 돈친자이다. 정말 돈에 미친자…

남자친구 A는 미국에서 공무원 어머니, 작은 사업체를 운영한 아버지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월 매출을 말하는 것만 어깨너머로 들으며 남들보다 풍족한 편이라고 생각해왔으나 어느 순간부터 점점 우리는 가난하지는 않지만 부자도 아니구나! 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부모님이 어린시절 자신이나 여동생이 원했던 뭔가를 해주지 않았던 것은 비록 그들이 불필요한거라고 말하지만 정말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때로는 정말 해주고싶어도 그럴 여유가 없어서 라는 걸 알게되었다고 했다.
어쨌거나 어제 A는 들뜬 목소리로 마침내 멘토로 삼을만한 중년남자를 만난 것 같다고 했다.
스벅기기가 고장나 주문이 밀리면서 옆에서 기다리던 사람과 어쩌다가 대화를 시작했는데, 이 사람이 무뜬금 “주문 때문에 스벅에서 늦게 온거라고 해도 내 와이프는 분명 한 시간 내로 집에 안 가면 여기로 날 찾아올걸요” 라며 갑자기 본인 와이프가 정말 아름답고 퍼펙트한 10 out of 10인데 자기에게 너무 집착해서 힘들다고 토로했단다. 어쩔티비…. 그래서 어라? 내 여친이랑 비슷한데? 생각하며 (….?) 들었는데 알고보니 남자가 지역에서 부동산 사업으로 굉장한 돈을 벌어들이고 지금도 무기 사업을 포함한 여러 사업체를 가진 부자였다.
부동산 사업을 먼저 시작했는데 나중에 자신이 사업에 끌어들인 친구가 대형건설업체에게 사업체를 팔아서 정말 말로만 듣던 그 빌리어네어(미국 부자 700인 중 1인이라고…) 가 되고 본인은 그때 그 건설업체를 못 믿어서 못 판게 한이라며 자신은 지금 절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부족함 없이 그저 7 figures 벌어 “living comfortably” 한단다. 처음 자본금을 모으는 단계만 어려웠고 그 뒤로는 자기는 운 좋게도 좋은 기회만 만났다며.
그러고 와이프라는 사람이 정말로 전화가 와서 대화가 잠시 중단되고, 자기는 와이프가 자기한테는 정말 10점 만점에 10점이라 와이프에게 그냥 사달라는거 다사주고 하는 낙으로 산다고, 그렇게 모시고 살고 해달라는 거 다해주는데도 와이프가 못살게 군다면서. 자기 정도 되는 남자가 바람 피려면 정말 진작에 피지 않았겠느냐, 내가 안 하는건 내가 할 생각이 없다는건데 왜 그렇게 날 못 믿을까 하며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고 했다.
남친피셜 남자가 돈 많아지니 여자가 replaced 될까봐 두려워 지레 저런다는 것 그래서 내가 그말인 즉슨 남자가 돈 벌면 차 바꾸고 집 바꾸고 와이프 바꾼다는 그 오랜 명제가 참이란 말인가? 하니 놉 사실 그건 수십년간의 투자 행위에 대한 손실이라 함.
?…
여자친구->와이프 전환기까지 돈과 감정이 많이 들고 그건 가치 추산이 불가능하고, 와이프로 살면서 쌓아가는게 또 다른 자산이라 와이프 바꾸면 그게 리셋 되는거라 손실이라고 함.

그래서 내가 그럼 그 손실을 감수할만큼 뛰어난 미인을 얻으면 되지 않을까? 제프 베조스는 미인(…)을 얻었잖아!
근데 이제 또 돈이 없을 때 만났던 사람과 돈을 보고 만나는 사람은 질적으로 다르다고 함…^^ trap question인걸 알고 살려고 이렇게 대답하는거겠지만.
이때 얘기 듣고 생각한건데, 남친이 거의 재회하자마자 대량 해고의 대상이 돼서 3월부터 5월까지 단기적 백수상태였다. 내가 남친을 놀리면서 드디어 내가 니보다 많이 버네 낄낄낄낄 하며 걱정마 내가 먹여살려줄게 하고 농담했는데 그게 그렇게 고마웠나봄….내가 되게 진실되게 자기를 믿어주고 뭐 암튼 돈 때매 만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긴건지 뭔지 가끔 이런 류의 얘기를 함. 지금 생각해보면 그 감동 포인트가 되게 웃긴데, 나는 정말 진실되게 남친을 믿은게 맞긴 함. 재취업한 현 회사는 대기업이고 해고된 회사는 스타텁이었어서 스타텁은 구조조정 들어가는게 다반사라 생각해서 그런가 남친이 넘 충격 받은 채로 나한테 무슨 고해성사 하듯이 나 해고됐어라고 하는데 진심 ㄹㅇ 아무렇지도 않았고 오히려 오예 드뎌 MAGA가겠군. 드디어 휴가 일수에 무관하게 날 보러 오겠군. 다행이다. 싶었음. 그리고 결국 더 잘됐구 말이징.
나는 또 와중에 이야 근데 그 집 남편 참 멋지네 너가 나한테 그렇게 더 필요한거 없어? 하며 더 담아~하는건 스키틀즈랑 사워패치캔디즈 밖에 없는데…!라며 농담함.

그랬더니 남친이 지금 자기 연봉이 7 figures가 아니고 우린 중산층이라 그렇다고 함. We’ll see.
아무튼 남친은 이 남자가 다양한 사업체를 가지고 있고 또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투자 중인걸 알고 너무 흥미롭게 들으며 멘토로 삼고 싶다고 명함을 받아왔다고 한다.
내가 근데 혹시 그냥 허풍 쩌는 아저씨 아니냐고 의심하니까 안 그래도 더 디테일한 얘기를 들어보면 판가름이 날 것 같은데 부동산 사업 얘기는 일단 사실인거 같긴한데 다시 만나서 검증해볼거라 한다.ㅋㅋㅋㅋㅋㅋ
어쨌거나 A는 지금껏 기다려온 멘토의 등장으로 한껏 기대에 부푼 상태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주변 친구 풀을 업데이트 할 기회를 적절하게 찾지 못해서 매일 고심하던 상태였음. 가장 친한 친구들 그룹 중에서는 이미 A가 제일 근로소득이 높고, 돈이 원래 많은 친구들은 근로 소득이나 투자수익이 아닌 올드머니 개념이다보니 자수성가형 A가 얘기를 나누기에는 외로운 부분이 있었나보더라.
하루 빨리 돈을 모아서 빨리 부자가 되고싶다는 마음 밖에는 없는, 이렇게까지 돈이 목적인 돈에 미친자를 태어나서 처음 봐가지고… 4년을 알고 지냈는데도 아직도 이런 얘기로 동기부여가 되어서 신나게 떠들어대는걸 듣고 있으면 신기하다.
얼마나 돈 생각밖에 안하냐면
이를테면 삼중추돌 교통사고가 나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도로가 꽉 막히는 정체현상이 일어나는 바람에 3시간 동안 도로에 가만히 서있었다는데 헉 괜찮아? 하니까 어 내가 사고난 것도 아닌데 뭐. 그때 아이스박스에 얼음물을 챙겨오지 않은게 그렇게 후회가 되더라고…내가 원래 얼려서 다니는데…하..그것만 있었으면 막간을 이용해서 팔 수도 있었을텐데. 이럼.
아니 너 본업 개발자라고….;;;:
남자친구도 결국 월급쟁이긴하지만 5년차 개발자라 사실 월급이 괜찮다. 게다가 당장 부양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닌 싱글인데 왜 그리 매일매일 누가 쫓아오는 것처럼 일을 하고 연구하고 투자하고 혼자 몸이 열개라도 바쁘게 사는지 잘 이해가 안갈때도 많다. 근데 남친은 자기 목표가 그냥 고소득직업인이 아닌 부자이기 때문에 아직 한참 멀었다고 말한다. 이런건 정말 나랑 사고방식이 다른거 같지만
남친이 진짜 돈에 미친자라 좋은건 일단 나같은 골방 몽상가st가 세상 돌아가는 빠릿빠릿한 감각을 옆에 두고 알 수가 있움… 돈 나올 구멍을 감지하는 그 감각이 귀신같음. 같은걸 보고도 이햐 이걸 저렇게 생각하네? 싶은게 너무 많음. 남자친구는 아마 사막에서 건조기를 팔 수 있을것이고 북극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을 것임. 난 아마 옆에서 그거 통역하고 있을듯…ㅅㅂ 암튼 나보다 현실 감각이 500배 더 발달한거 같다.
그리고 하루를 남들 두배로 사는거 같음.
개인 프로젝트(어플 이용자와 구독자가 꾸준히 늘어 지금은 한달에 $500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진짜 놀라움 그잡채…) 전직장동료에게 의뢰받은 프로젝트(이걸로 한달만에 10k 벌 수 있다고 자랑 중…) gym, 학교 수업(놀랍게도 아직도 학사 학위과정 중…),비행 연습, 농사(…), 스쿨버스 개조, 웰딩실습(요즘 용접 자격증 공부중),etsy/redbubble에 상품 업데이트/유튜브(offgrid lifestyle류 브이로거), 큐브 개조 + 본업 풀타임잡… 대다나다
자기 목표는 사이드만으로만 최소 10k 이상 매달 벌어오는 삶이고 사이드의 파이를 점점 키워서 본업을 안해도 될 정도가 되면 그때부터는 아예 본업 때려치고 자기 프로젝트 키우는데만 집중할거라 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얘는 한탕주의도 아니고, 뭔갈 꾸준히 해서 수익창출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한다는 거…? 얘가 이런 돈친자이면서 도박이나 로또같은 천운에 기대는st였다면 난 얘랑 진작 헤어졌겠지.
이 남자한테 돈 얘기를 하도 듣다보니 세뇌를 당해서 내 관심사도 이제는 연봉, 재택근무, 투자 및 돈이다.
근로 가능한 나이 25-65세를 기준으로 얼마나 빨리 근로소득 비중을 낮추고 자본소득으로 전환하는가가 인생을 즐기는 열쇠인거 같다.
다들 몰라서 그렇게들 사는 건 아니겠지만 즐기면서 stress-free하게 일하려면 어릴때 ㅈ같음을 참고 자금을 마련한 뒤 자본소득 가능한 내가 좋아하는 일의 창구를 뚫어야…………..^^
남친이 줄곧 말하는 너 40에도 50에도 60에도 사무실 출근할래? 라는 말은 약간은 충격적인 개념이었다.
나도 한때는 60-70 할머니가 되어도 작은 창구에서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소일거리가 주어지면 꾸준히 출근해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싶다고 말했었는데, 자꾸 저런 급진적인 사상을 듣다보니 내 생각도 좀 변한거 같다.
하긴 소일거리라는건 시간을 소비하려고 하는 행위인데 시간을 소비하기 위한 행위에는 돈을 버는 노동행위도 있지만 돈 쓰는 소비행위도 있는데 왜 난 그 나이토록 계속 일할 생각밖에 못 한걸까. 최대한 빨리 모으고 은퇴하면 그 돈을 쓰고 다녀도 되는게 맞긴 하다. 일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심심하다는 건 사실 전제가 잘못되었음. 일 안하고 가만히 있기보다 돈을 쓰고 다니면 사실 그렇게까진 심심하지 않을 것임. 그리고 주변을 보니…부자 할머니는 손주들에게도 자식들에게도 정말 인기가 많음…이건 슬프지만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