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

앞으로 생활권을 고를 때에는

viv! 2023. 4. 6. 22:22

살고 싶은 도시란 어떤 도시인가를 생각할 땐

아래의 사항에 필히 유념하겠다.

1.내가 자주 가는 도시/국가로의 직항편이 있는가

간과했는데,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문제였음.
살망에 살 때도 비슷한 문제를 인식했지만 그땐 젊어서 그랬겠지? 그렇게 귀찮지도 힘들지도 않았음. 마드리드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지하철로 바라하스 공항까지 가서 또 뱅기를 타는게 지금 생각해보니 철인체력이었구나…나이먹으니까 비행시간 줄이는 데 50만원 더 태워도 아무렇지 않아.
제발…

메인허브공항을 끼고 있는 도시에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생각보다 매우 중대한 문제였고 나같이 홍길동 라이프를 몸소 실천하는 역마살 낀 인생에게는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제였다. 아니 수도가 수도로 직항편이 없는게 말이 돼? 게다가 남친이 나 한번 보려고 해도 ㅅㅂ 독일 경유 이스탄불 경유가 필수인게 이게 말이 되냐고…딥빡이 차오른다… 여기 살면서 내가 빨빨빨빨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뉴욕 샌프란 찍고 다닌 것도 참 대견스러운 일이다.

2. 인간친화적 도시인가

도보 생활권이 마련되어있으며 도시와 자연이 적정히 어우러져 공원 등이 잘 마련되어있는 도시.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서는 은근 찾기 어려움. 선진국도 뚜벅이에 대한 배려는 개나준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국가/도시를 제외하고나면 정말 찾기 힘들지. 사실 서울은 그런면에서 참 깔끔하잖아, 재미로도 미학적으로도.

3. 생활수준이 맞는가

준거집단(한국)과 비교했을 때 그 도시 수준이 어떠한가? 가 중요한 것 같다. 한국에서 누리는 것들을 동일하게 이식해와야해! 라고 생각하는 반푼이는 아니다. 그런 소리 할 거면 한국에 살아야한다. 하지만 내가 분명 익숙한 생활 수준이 있고 그게 충족이 되는지, 충족이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 나는 괜찮을지. 다른 어떤 대안이 있을지 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4. 거주민들의 성향

도시는 , 사회는 거대한 생명체 같아서 역동적으로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끌어당겨지고 안 맞는 이들은 튕겨나간다. 도시마다 색깔이 있고 거기에 맞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도시에서는 마음이 편해지고 어떤 도시에서는 불편해진다. 나는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마이애미가 불편하고, 뉴욕이 편하고. 로스앤젤레스는 불편하고 샌프란은 편했다. 왜? 하면 나도 몰라. 별다른 이유가 없었대도.
그냥 딱 짚어 말할 수 없는 그런 에너지가 있는게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도시에 오래 있으면 , 나고자라면 갖춰지는 성향이 있다. 그걸 동경하거나 혐오하는것이 취향인거다. 취향은 선택 문제이므로 안 맞으면 별 수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절에 불을 낼 순 없으니.

5.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물가(waterside)

바다와 강을 끼고 살아야 사람이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아니 애시당초에 내륙국 아닌 담에야, 왜 아무 것도 아닌 뜬금없는 내륙에 도읍지를 정하겠는가? 필시 강이나 바다 같은 흐르는 물이 있어야 하는법이건만 그런 법칙따위 없는 도시에서 근무하느라 참 갑갑했다. 물이 있으면 뭐? 하는데 개인적으로 물멍 굉장히 좋아한다. 살망에서도 너무 괴로웠던 것이 물!이!없어서. 강이 있긴한데  내 성에 안참….그 주변으로 상권이 발달하지 않음. 내가 강과 강 주변에 형성된 상권에서 멍때라는걸 얼마나 좋아하는데…다른거 안해도 물멍은 한단 말야. 단점도 물론 있지 물가에는 벌레가 꼬이니까. 근데 그런걸 감안해도 흐르는 물과 주변 나무들의 푸른 조화는 빌어먹을 도시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란 말이야. 인간과 인간의 흔적(건물)외 다른 것을 눈에 담게 해달란 말이야.


6. 아시안 친화적인 도시인가

나도 결국 아시아인. 소수자다. 음식에서도 소수자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구할 수 있는 생활권이 필요한 것이다. H마트까진 바라지도 않아! 하지만 적어도 좀 그럴싸한 동양 마트는 있어야 사람이 밥을 지어 먹고 살지. 맨날 파스타만 먹으리? 빵만 먹으리? 그리고 동양인에 대한 면역이 형성된 도시면 좋다. 대도시는 매우 그러한 편이니 무관하지만 동양인을 무슨 신기한 동물 보듯 보거나(지방 출장 가면 종종 경험함) kpop팬들이 내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난데없이 달려들어 사랑을 난사하거나 좋건 나쁘건 아무튼간에 동양인이란 이유로 관심을 끌어 나에게 질문 폭격하거나 하면 일상생활 힘들다. 동양인이 절대다수인 곳은 어쩐지 서로 너무 긴밀한 느낌이라서 나도 싫지만 있는듯없는듯 나를 다수 취급해주는 동양인 면역이 형성된 곳에서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게 dna에 파워 내향인이 새겨져 있는 나에게는 맞다는 것이다. 같은 건물에 나 말고 동양인이 한명 더 산다는 이유로 그사람과 내가 부부인줄 알았다는 개소리를 안 들으려면 이것도 중요하다.

아무턴가네(요즘 원지의하루 구독 시작함…말투 매력있음) 저런 것들을 상시 유념하여 추후 살고자하는 도시를 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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