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 산호세
순서가 없는 뒤죽박죽 기록
A와 걍 안 가본 데 가보자~ 하고 샌프란-그랜드캐년-라스베가스 루트로 가려다가 날이 추워 샌프란만 가보기로함.
쾌청한 날씨로구나.
내리자마자 체크인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일단 짐만 맡겨두고 근처에서 요기하려고 남친이랑 김밥+라면 먹으러 갔는데 웬걸 한강라면이 나왔다. 받자마자 개열받아버림. 차이나타운에 있는 킹받는 김밥집이었다. 김밥에 들어가는 새우는 좀 오래된 기름 냄새가 났다. 어휴 진짜 아무리 간단히 먹으려고 했기로서니 이건 쨔증이…..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대충 정리하고 별 다른계획을 세우지 않고 pier39를 가보자며 나왔다.
개인적으로 이 게으른 바다사자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마치 오늘만 사는 나같았달까. 세상 친밀하게 엉덩이를 맞대고 누워있다가 별안간 있는 승질 없는 승질 다 내면서 서로 싸우는 것을 보는 것도 인간들 사는 모습 같아서 재밌었다. 나도 저렇게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사람들은 바다사자들을 보며 사진도 찍지만 대체로 멍 때리는 분위기였다. 다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어디선가 환경오염 때문인지 이제 바다사자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 했던 거 같은데 내가 운이 좋았나? 바다사자 차고 넘치도록 봄. 검은 지방덩어리 같은 이들을 꽤 오래 감상하고, 클램챠우더를 먹으러 갔다.
둘다 약간 혹시 모를 거부감이 있을 거 같아서,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저렇게 시켰는데 맛보기 용으로 딱 알맞았다. 다만 샌드위치가 너무 딱딱했음….;사실 다시 가서 시키면 1인 1 클램챠우더 할 거 같다. 맛있었다. 어린시절 코스트코에서 먹던 조개스프를 연상시키는.(같은거지 참….ㅎㅋㅎㅋ)
위치는 pier39에 위치한 Boudin cafe 체인.
PIER 39
+1 415-705-5500
PIER 39 · The Embarcadero, San Francisco, CA 94133, United States
★★★★★ · Tourist attr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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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긴 너무 귀엽고, 내 취향이었다. 오밀조밀 귀야워.월미도
사진에 보이는 알카트라즈 섬은 옛날에 감옥이었다는데 걍 딱봐도 안예쁘고 용도도 감옥인데 뭘 자꾸 가서 볼만하다는건지(?) 이해를 못했다. 영화가 있다던데 난 영화도 안 봐서… 자꾸만 로맨틱한 선셋 투어+섬으로 향하는 배를 태우려는 호객꾼들을 멀리하고, 우리는 항구 끝으로 걸어감. 항구 곳곳은 약간 동남아(?) 부두 느낌 같이 변해있었다. 사람들이 곳곳에 노상점포를 열어놓고 먹을것과 장신구,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음식 파는 수레도 있었는데 나는 저 매연이며 사람들의 더러운 먼지를 뒤집어쓴 음식들이 과연 다 팔리는지 의문임. 누가 사먹지?
미국은 해군의 국가라고 했던가. Us navy가 위용을 떨친 세계 2차 대전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잠수함 박물관이 있었는데 입장료가 미쳐서 굳이(?) 안 들어가고 겉에만 봄.
역덕은 아니지만, 일제를 쳐부순 미국의 활약상을 보니까 좀 시원했음.
나 근데 약간 의도한 건 아닌데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산호세를 방문하면서 의문의 역사 탐방을 했다. 도대체 왜 한 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산호세는 남친이 갑자기 가보자고 해서 갔는데 tech덕들은 신나겠지만 난 감흥 없었음. 근데 샌프란에서만 6박 7일 넘 에바잖아. 그래서 산호세로 내려가보기로 함. 요세미티 이런데 갈 체력은 없었음.
산호세 가는 길에 웃픈 이야기가 있는데 남친이 산호세까지 우버를 부른다는걸 내가 우버는 $70이고 BART는 인당 $8.5인걸? ㅇㅈㄹ하면서 갑자기 경제적인척ㅋㅋㅋㅋㅋㅋㅋㅋ 바트를 타자고 한 것. 남친도 참 덜렁대는 성격인게… 구글맵으로 얼핏 보고 괜찮다 싶었단다. 멍청이.
나는 정말 뇌청순하게도 오클랜드가 위험한줄도 몰랐고 남친이 처음 샌프란 도착한날”오클랜드 위험하다던데” 했을 때도 아 구래-? ㅇㅅㅇ (모름)하고 말았는데 오클랜드 통과도 위험한 줄 몰랐음. 지금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대중교통으로 그 지역을 가는 거 자체가 졸라 멍청한 짓인데 그 노선이 오클랜드를 관통하는지 몰랐던 미국인이 문제인지 오클랜드가 위험한걸 몰랐던 한국인이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이 두 멍청이들은 무려 바트를 타고 오클랜드를 통과하는 경험을 했다.
미친게야….
결론만 말하자면 절대 ㄴㄴㄴㄴㄴㄴ 절대 걍 바트 자체도 약간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많지만 특히 오클랜드 그 구간에는 정상인이 안 탐. 우리 빼곤 다 1호선 광인들과 노숙자(?)들 아니면 존나 무림고수같은 사람들이었음. 그리고 일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부터가 존나 살벌함. 걍 게토임. 우리는 원래 해맑고 뇌청순하게 바트에서 잘 계획을 세웠으나 결국 둘 다 뜬 눈으로 내릴 때까지 존나 한마디도 안 하고 눈빛과 문자로만 대화함.
근데 더 큰 문제는 중간에 내리는 게 더 위험해서 걍 졸라 가만히 앉아있어야 한다는 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다 숨만 쉬고 있었음. 남친은 내내 “제발 제발 드라마가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빌고 있었다고 함.
나도 모든 역에 멈춰설 때마다 제발 미친놈 우리칸 타지마세요. 아무도 나랑 눈 마주치지 마세요. 하는 생각뿐이었음.
네 제가 저 역들을 통과했습니다. 자랑 아니고. 너무 무서웠음.
아무튼 우리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남친은 그 뒤로 나를 가루가 되도록 놀리고, 지도 몰랐으면서;;;; 난 외국인인데 원주민이 더 책임감 있게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지니까 본인은 우버 부르려고 했는데 내가 옆에서 계속 이동비를 아껴서 모두 식비에 쓰라고 강요했다고 함(…)

어쨌든 우리는 불안감에 시달리다가 산호세 지역에서 밀피타스인가 역에 내렸는데 산호세 지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거짓말같이 모든게 평화롭고 안전했음ㅋㅋㅋㅋㅋㅋ
우버로 산호세 호텔 이동할 때 우리가 샌프란에서 바트 타고 온 얘기하니까 기사가 약간 놀람.
테슬라 첨 타봤다ㅇㅅㅇ 신기했움.
갑분 나사 구경. 너도 우주/항공덕이었나? 남친 요즘 비행 수업 듣더니 항공기에 관심이 지대해져서….
갑자기 이런 곳 끌려옴.
나사에서 쓰던 퇴역 항공기들이 있었다. 이곳이 아마 원래 미군 부대였다가 - 나사 연구소였다가- 다시 미군 부대였다가 - 지금 다시 나사 연구소라고.(?)
전시장에는 동네 노인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퇴역 군인분들 신나서 이게 뭐고 저게 뭐고 안내해줌. 가끔 급발진하셔서 엄청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 사실 중간중간 엔진이 어쩌고 …뭐라는지 못알아먹었다…^^
입장료는 8불.
Moffett Field Historical Society Museum
+1 650-964-4024
https://maps.app.goo.gl/ZYRnFWM65XXmAhvi9?g_st=ic
Moffett Field Historical Society Museum · Building 126, Severyns Ave, Mountain View, CA 94035, United States
★★★★★ ·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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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커플 빼곤 다 애들 데리고 온 지극히 교육적인 방문 목적을 가진 가족들이었다. 우린 왜 늘 이런 곳을 가는걸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일본의 패전의 상징인 항복 문서를 보았다. 감회가 새로웠음.
패망 전 일본의 광기가 느껴지는 카미카제 조종사복. 카미카제 중 조선인도 있었다고 하니 놀라워하는 남자친구.
얘네 눈 돌아서 자국 조종사 다 태워먹고 손발 부족해서 아무나 훈련시키면서 조선인 조종사들도 갖다 썼어.
끌려간 조종사가 조선인이었다면 더더욱 일본을 위한 자살특공대로 가담할 이유가 없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했지? 역시 가족이 볼모였겠구나.
ㅇㅇ 어차피 살아돌아오면 일본인이든 조선인이든 머리에 총알이 박히니까. 카미카제는 말로는 자원이지만 강제지. 사형 당하거나 사회에서 매장당하거나 자폭하거나. 그렇게 사람을 몰아세우면 그냥 자폭하는 편이 낫다 생각하게 되겠지 어차피 전쟁도 질 것 같으니.
미국에선 가미카제에 일본인 말고 다른 외국인 있었다는거 안 배워.
그걸 일본이 자기애들한텐 가르치겠냐 어차피 그땐 그리고 조선인이 일본인이나 다름 없었지. 나라 없는게 그래서 서러운거야
구글 리뷰에 보니 my 9 years old loved it!이런 글들이 있던데, My 28yrs old loved it too. 나도 뭐… 유익한 시간이었다. ㅎㅎ
다시 샌프란으로 돌아와서 시간을 보내다가 출국했는데,
아…마음에 들었던 샌프란 브런치 카페 주소 공유해야지.
Roxanne Cafe · 570 Powell St, San Francisco, CA 94108, United States
★★★★☆ · American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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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매우 cozy 하였다. 록산느라니 그 노래가 생각나버리자나~all she wanna do is party all night
산호세 브런치는 여기
Black Bear Diner Sunnyvale
+1 408-749-1100
https://maps.app.goo.gl/3gRTGJcEbmvVAST87?g_st=ic
Black Bear Diner Sunnyvale · See more in Google Maps
415 E El Camino Real, Sunnyvale, CA 94087, United 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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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특히 프렌치 토스트와 팬케이크 정말 맛있어서 이틀 연속으로 감…
미국 물가는 전체적으로 (언제나 그렇지만) 걍 미친 느낌.
우리 둘이 밥 같은 밥을 먹으려면 그냥 100불 우습게 깨진다. 식당에 앉기만 하면 5-60불이 깨지니…후진국 물가에 길들여져 있던 저는 호달달달… 남친 고마워…내가 돈을 더 버는 날을 기다려죠(?)
어쩐지 동구 초량동이 생각나버리는 차이나타운 풍경.
구경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