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모로코 여행기 , 모로코 사막투어 후기

viv! 2019. 8. 15. 03:46

 


 

Cafe Snack Hamid 라는 곳인데 모로코식 항아리에 나오는 베르베르 오믈렛 (25drh) 이 정말 맛있었다. 이름은 모르겠는데 그 아랍 항아리 같이 생긴것에다가 만든다.

계속 생각나서 이후로도 비슷한 음식을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가게는 허름하고 들어가기 싫게 생겼지만 무려 오픈 주방에 주방이 청결하고 아저씨가 자기 음식에 굉장히 프라이드가 있다는 구글 후기를 읽고 들어갔는데 정말이었다. 음식가지고 장난칠것 같지 않은 사람이었음.

쾨프테를 넣은 샌드위치(35 drh)는 그냥 그랬다. 오믈렛이 맛있음. 

맛 없어 보이지만 모로코에서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었다


​핫산네 캠프로 돌아가니 낙타들이 줄지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마리씩 골라타면 되는거였는데....  중간에 있는 애를 탔던거같다.


​생각보다 너무 높았다. 아기때 이집트에서 낙타를 탔었는데 그때도 정말 높았는데 그땐 아기낙타였나보다 지금 다컸는데도 너무 높았다. 떨어지면 죽겠구나 싶었음. 그리고 낙타등은 정말 정말 불편하다. 


​석양을 보면서 사막을 횡단해서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캠프로 향했다.


​핫산네에서 준비한 저녁만찬!

저 라면은 니맛 내맛 없어보이지만 동양음식이 그리울 즈음이라 맛있었다. 닭고기 육수 라면 같았다.

중간의 솥에 담긴 것은 따진인데 여기서 그나마 제대로 된 따진을 먹었다. 


​식사를 다 먹고 캠프파이어를 했다. 프랑스인 커플 1, 한국인 커플 1, 우리, 독일 남자 2, 이탈리아 남자 2, 일본 커플 1 이렇게 있었다. 둥그렇게 모여앉아서 다같이 춤추고 노래부르고 그랬던거같음. 분위기가 너무 흥겨웠고 나는 알콜이 너무 고팠다.

 

문득 아름다운 풍경에 행복한 커플들을 보고 있자니,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걸고 싶었다.

이런 밤하늘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리에서 조금 벗어나서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걸 보고 있는지, 얼마나 행복한지, 얼마나 보고싶은지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같이 보고 싶었어, 이 하늘. 지금 이 순간은 그냥 너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는 바다 건너 미국에 있고...ㅎ 나는 아프리카에서 곧 다시 유럽으로 넘어갈 운명이었으니.

 

한국인 커플은 남자가 스페인에서 어학연수중이었던가 그랬고 여자는 호주에서 워홀을 했다고 했다. 여행중인가 워홀중에 호주에서 만났는데 계속 롱디를 유지하다가 이번에 둘다 일정이 끝나서 모로코에서 만나서 한국으로 함께 돌아가신다고 했다.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중에 별빛 아래서 커플 인생샷 찍어드림. 나도 남친이랑 찍고싶다. 내 남자친구 두상 존예라서 옆모습 개존예로 나올텐데 흑흑....

 

아무튼 전화를 끊고 착잡하고 슬픈 마음으로 캠프로 돌아왔다. 그래도 통화를 하고나니 한결 나았다.


​이렇게 전통..적인... 뭔가 어머 여기 정말 아프리카야! 싶어지는 장단에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니까 다시 신이 났다.

그리고 정말 주변은 다 어둡고 사막에 우리들밖에 없는 것 같았다.

우리는 셰이드에게 "셰이드, 맥주 좀..." 이라고 구걸을 시작했고 셰이드는 No alcohol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다가 우리가 계속 그지처럼 구걸을하자 결국 몇병이나 필요하냐고 물었다. 두당 2병, 6병 달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셰이드가 우리보고 알코홀릭이냐며 극혐하는 표정을 짓고 우리 곁을 떠났다....ㅎ


​ 

불이 죽고 거의 다 텐트로 자러 들어갔다. 시간은 11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다들아침 일찍 떠오르는 태양을 사막에서 보겠다며 돌아갔다. 하지만 뽕을 뽑고싶었던 우리는 이 죽여주는 야경을 놓칠 수 없다며 별을 카메라에 담아보겠다고 언덕 위로 올라가서 카펫을 깔고 자리를 잡고 난리를 쳤다.

Lucy가 카메라를 들고온 덕에 렌즈를 수없이 만진 끝에 별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보면 하늘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난다. 몽골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아 이게 진짜 밤하늘이구나 했었는데 그 하늘에 사막을 합성하니까 장관이었다. 어디선가 길을 잃은 어린왕자가 나타날것만 같았다. 

"저기, 양 하나 그려줘." 하면서.


저기 멀리 보이는 빛은 마을에서 오는 빛인데 그 빛 덕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마을이 없었으면 사진도 없었겠지.
​세명이서 앉아서 허공 응시하기. 아무것도 없는데 포인팅 하기.


​예쁘니까 하늘만 찍기

 

실컷 찍는 중인데 셰이드가 나타났다. 뭐하냐고, 온 그의 손에 웬 보따리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맥주를 6병 사온 것이다. 무려 도수 있는 맥주. 모로코에서 도수가 있는 맥주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특히 종교적 금식기간인 라마단에는 더더욱.

감격하며 맥주를 마셨다. 와인이었어도 좋았을것을. 바라는게 많다.

안주는 없었지만 경치가 안주였다.

셰이드는  "JMTGR?"라는 핵인싸스러운 한국어패치된 모습을 마지막으로 퇴장했다.

실컷 논 다음 우리는 핸드폰 불빛으로 놀기 시작했다.

후레시를 켜고 이리저리 흔들면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시도했고 성공함.


​살라망카에 별로 애정도 없으면서 굳이 SLM 써보자고 제안함.


​하트! 

하트를 한번만에 성공했지만 너무 찌부여서 속상했는데 나중에 커플분들한테 시켜보니까 하트가 아니라 동그라미가 나옴.... 걍 우리가 호흡이 잘맞는 거였다. 저게 은근 끝과 끝이 잘 맞아야되더라고....

 

다들 신나게 노는데, 사막의 밤은 정말, 정말, 정말 많이 춥다. 저체온증으로 죽을수도 있다.

나는 가뜩이나 추운걸 못참는데 진짜 너무 추워서 일행들이 다들 사진찍고 정신없는데 혼자 캠프로 돌아가겠다고 일어섰다. 분명 캠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다 한... 100미터 되려나.

근데 그 와중에 신나게 플레시 켜고 노느라 핸드폰이 사망해버렸다. 

뭐 그렇게 안머니까,  그리고 저기 불빛 있는 곳이 캠프일테니까, 혼자라도 어떻게든 가겠지. 하면서 길을 나섰는데

아뿔싸, 정말 사막의 밤은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나는 멀리 보이는, 텐트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줄기 빛만 따라서 걸었는데 너무 무모했다. 

출발할 때는 가깝게 보였는데, 그리고 사실은 가까운 거리인데 사막은 업앤다운이 심하다보니 언덕을 하나 넘으면 그 앞에 보이던 것이 안보였다. 결국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어서 직감대로 걷게 되었다. 눈을 감고 걷는 기분이라고 하면 이해가 가려나. 가는 동안 너무 무서웠다. 추워도 좀 기다렸다가 사람들이랑 다같이 올걸 하는 생각이 정말 수천번 들었다. 뭔 개깡으로 길을 나선건지 나따위 길치가 심지어 핸드폰도 없고,,, 사막에 밤에 뭔 맹수를 만날지도 모르겠고... 여기 맹수가 있긴 한가? 아 막 독전갈 같은거나 독사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여기서 뭐가 나타날지 몰랐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정말 칠흙같은 어둠을 혼자 걸어가는데, 다시 뒤돌아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으나 돌아가는 것도 이미 늦은 기분? 

그런데 내가 빛을 따라 도착한 곳도 우리 캠프가 아니었다 (?)진짜 너무 핵당황했음. 이제 뭐 어떻게 해야하지 여긴 어디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누구지 와 씨 나 납치당하는거 아니냐 여기다가 도움을 요청해야하나

이런 생각하면서 일단 다시 되돌아 나왔는데 옆쪽으로 또 한줄기 다른 불빛이 보였다. 

사막의 지형이 구불 구불하고 움푹 파이고 언덕이 솟았다가 내려가고 해서 멀리 있는 것들과 가까이 있는 것들이 보였다가 안보였다가 하기 마련인데 나는 우리 캠프를 지나쳐서 한 50미터는 더 걸어온 것이었다. 

이제 거기서부터 우리 캠프가 있는 쪽까지 다시 걸어갔다.

그랬더니 우리 일행들이 보였다. 내가 헤매다가 이제 온지는 모르고, 좀 쉬었냐고 물어봤다. 

내가 그렇게 오랬동안 걸었던가?

사막에서는 밤에 혼자 걸을 생각 마세요. 지금 생각해도 내가 너무 추워서 그리고 야경이 예뻐서 잠시 미쳤던거같습니다.

 

​다음날 사막을 다시 횡단해서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중에 석양 앞에서 찍었다. 


​이런 그림 너무 좋다. 낙타의 축 늘어진 목이랑 흔들 흔들 낙타의 걸음 걸음마다 흔들리는 몸뚱아리...

아랍의 상인들이 된 기분이었음.


 아라비안 나이트- 라잌 아라비안 데이즈-


이건... 우리를 인솔하던... 이름 기억안나는 베르베르 청년이 우리를 찍어주겠다고 예술혼을 발휘한 사진인데 대체 뭘 찍은건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쨌든.

빨간 두건을 쓴 중간이 나다. 


 

 

사막 투어는 정말 아름다웠고 할만 했다. 시간이 더 있다면 사막 중간의 캠프에 며칠 더 머무는 것도 좋은 선택일듯 했다. 여행자 중에는 1주일 가량 머무는 장기 투숙자들도 있다고 했는데 만약에 내가 시간이 많았다면 그렇게 했을듯 싶다.

낙타의 등이 겁나게 아파서 낙타를 타고 나서 전신 운동을 한 것 같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셰이드를 비롯한 베르베르인들은 차를 타고 다닌다. 당연한 일이겠지만...ㅋ 다만 낙타 횡단을 하는 동안 인솔자 베르베르인들은 무려 '걷는다'. 아무래도 같이 낙타를 타면 뒤의 낙타들을 통제하기가 어려워서 인것같다.

발이 푹푹 빠지는 사막을, 그 뜨거운 모래 위를 몇 키로미터 걷는 일은 정말 대단한 일인데 이들은 그게 생업이라서인지 하더라. 힘들어보이지도 않았다. 정말 신기했고 대단했다. 오히려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자세로, 긴장된 상태로 높은 낙타등에 매달려있느라 진이 다 빠졌다. 낙타는 구불구불한 모래언덕을 넘을 때마다, 길이 때로 좁아질때마다 휘청거리고 나를 비롯한 모두는 안떨어지려고 그럴때마다 손잡이를 쥐어잡고 때론 비명을 지르고. 모래 사막이 발이 푹푹 빠지니까 얘들도 가끔 고꾸라질듯 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막 넘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뙤약볕이었는데 사막이니까 볕을 막아주는 구조물이 있는게 아니니 낙타를 타고 캠프로 향하던 순간에는 서쪽, 해질 무렵이라 그쪽만 엄청나게 탔다... 

낙타도 반항을 중간 중간 했는데, 이를테면 갑자기 가던 중에 주저 앉아버리는 것이다...

베르베르 청년이 일으키려고 매우 노렸했으나 낙타가 싫으면 안일어나는 것이다. 한놈이 주저 앉으니 연쇄적으로 주저앉아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그 멈춘 스팟에서 적당한 곳을 찾아서 샌드 보드를 타고 사진도 찍고 시간을 좀 떼웠다.

모래가 굉장히 푹신해 보이지만, 그럴리가 없다. 굉장히 고운 입자가 층층이 쌓여있는거지 푹신한게 아님.ㅋㅋㅋㅋㅋㅋ운동감각 0여서 샌드보딩 중 혼자 자빠진 나는, 모래 위에서 굴렀는데 살짝 굴렀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보니 온 다리가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더라. 그냥 굴렀는데도 이정도면... 낙타에서 떨어지면 매우 아플것이었다.

  • 사막 투어 Tip

1. 웬만하면 양말을 신고 샌들 착용을 권한다. 나는 조리를 신었더니 해가 너무 뜨거워서 발등이 다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2.무조건 긴팔로 최대한 살갗이 안보이게 가는것을 권한다. 햇볕이 꽤 강하고 덥기 이전에 따갑다.

3. 캠프의 텐트 안은 밤에 정말 많이 춥다. 정말, 많이, 춥다. 이불도 얇은것 밖에 없으니 짐을 챙겨가더라도 경량패딩이나 욕심내자면 히트텍 이런걸 들고가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자는 내내 추웠다. 아침에 입돌아 가는줄...

4. 텐트 안에 씻을 곳은 따로 없고 세안 정도만 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 미세한 모래가 머리와 얼굴에 굉장히 많이 붙으니까 찝찝한걸 싫어한다면 귀찮아도 폼클렌징은 들고가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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