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lando, such a waste of money
4월 디즈니월드 이후 다시 찾은 올랜도.
올랜도는 조지아에서 차로 6시간 거리에 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마이애미였는데, 9시간 운전하려다가 남친이 어차피 날도 안좋아서 마이애미 일찍 체크인해도 못놀아, 그냥 올랜도에서 밥도 먹고 놀고 쉬다가 내려가자 라고 계획을 선회하여 급하게 들린 곳이었다...
디즈니 월드 때문에 첫 방문의 기억이 참으로 좋았는데 솔직히 두번째 방문은 그렇게 유쾌하지는 못했다.

올랜도에 도착하기 전부터 남친이 말한 듣도 보도 못한 무언가가 있었다.
"Ripley's believe it or not!" 이라는... 뭐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남자친구가 왜 저기에 꽂혔었는지 의문스럽다.

딱 봐도 입구부터 강력한 유아용 박물관의 기운이 느껴져서 나는 분명히 말했다.
"베이비 이거... 조금 아기들 박물관 같지 않아?^^" 주위를 둘러보니 아기와 학부모들이 보였다.
"맞는거같아.^^. 아기들 오는 곳 같아 ^^"
그때 남자친구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으면 좋으련만 그 순간 불행히도 우리 뒤로 또래 커플이 나타났고 남자친구는 자신감을 얻었다. "아냐! 뒤에 봐! 우리 또래잖아! 젊은 사람들도 오는곳이라고! 흥미롭고 재밌는 것들이 많을거야."
나는 왜 더 강하게 반발하지 않았는가?????????
입장권은 1인 당 23달러 정도였다.
불행의 시작은 입구에서 내가 들린 화장실에서 부터였다. 입장하면 화장실이 없다고하길래 입구에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칸이 다 차서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안에서 엄청 큰 방귀소리와 똥방귀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안에 들어있던 여자들이 깔깔깔 웃으면서 "야!!!너야?!ㅋㅋㅋㅋㅋㅋ아 미친 깜짝이야!!!!!"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사람들은 심하게 웃겼는지 숨이 넘어갈듯했다. 나와서도 계속 웃음. 아마 변기에 달린 센서가 사람 엉덩이를 인식해서 자동으로 똥방귀 소리를 스피커로 엄청 크게 내보내는듯 했다. 진짜로 똥 쌀 사람은 수줍을 필요도 없이 아주 이득일것같았다...(?)
근데 나는 저런 조잡한 것들이 도대체 왜 웃긴지 모르겠고 그냥 잘못 들어왔다는 마음이 강했지만 입구에서 남자친구가 너무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그냥 남친이랑 티켓 받고 입장했는데...
가관이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아기들의 꿈동산이었다.

평균나이 25세인 우리가 할 건 아무것도 없었고 그냥 조금 신기한 수준의 것들을 읽고 관람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46달러 토해내라 하고싶은.. 하지만 나는 남친이 노력해서 여길 데려온걸 아니까 뭐라 못하는 그런 괴로운 상황이었다.

나는 최대한 돌려서 "Ethan이랑 (남친 친구의 3살짜리 아들래미) 왔으면 딱 좋았겠다..." 했더니 남친도 처음에는 이것저것 둘러보며 신기한척 하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인정했다....
과학적 사실들을 비롯해서 정말 쓸모 없으나 신기한 잡학들은 모두 한데 모아놓은 전시회였다. 아기들이 눈이 뒤집혀서 좋아할만 한 것들은 물론 있었지만 성인 2명의 흥미를 잡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말이야.
중간중간 아주 잔인하고 자극적이라서 신기한 전시도 있었다. 중세시대 마녀고문 방법이라든가 인디언의 성인식 방법,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어떤 부족의 사람 머리 축소 건조 방법 같은건 무섭기도 하고 미개해서 "이것들은 아기들이랑 어찌 보나?" 했을 정도. 다시 떠올려도 조금 끔찍했다. 예시로 만들어놓은 모형이나 사진등등이 충격과 공포여서 집중해서 글 읽다가 얼른 지나쳤다.
나머지는 그냥 음... 뭐랄까. 우와~~~^^ 신기하다~~~^^ 할 정도.
관람시간은 내 생각에는 20분이 채 안걸린듯 물론 우리가 너무 많은 부분들을 스킵해서일수도 있지만 미취학 아동과 함께관람 하는 엄마 아빠가 아니라면 갈 이유가 없다.
나는 "그래 이럴 줄 알았어" 했고 "이제 빨리 마이애미 가자 우리애기~" 하면서 남친을 놀렸는데 대단히 불행히도 그의 마음속에는 두번째 장소도 있었다.
왜 항상 한번 망하는걸론 만족하지 못하는걸까? 무슨 종류의 승부욕이고 무슨 종류의 오기이지?

google description 부터 노잼임... 오로라인가 오즈의 마법사인가 그 폭풍? 회오리바람에 휘말려서 건물이 날아와서 착지한거처럼 만든 착시형 건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존의 건물 구조에서 탈피해서 바닥이 위를 향하고 암튼.
여긴 심지어 첫번째 장소보다 더 비쌌다. 나는 차에서부터 검색해보고ㅡ (첫번째 저 망할 빌리빗오어낫 저기는 내가 남친을 너무 믿어서 검색도 안해봄ㅋㅋㅋ아 딥빡) ㅡ "남친아 이거 심히 전에 그것과 비슷하게 보인다. 재미없을것같다. 그냥 점심이나 대충 먹고 마이애미 가자." 했는데 남친이 완강했다. 그래서 나는 들어가자마자 입장권 가격부터 확인했고 20불대면 그래 니돈인데 맘대로해라 이러려고했지만 30불 넘어가면 한번 더 얘기하려고 했다. 왜냐면 경험상 시시한 전시회를 가는건 차라리 거지한테 적선하는게 낫기 때문이다.
여기 1인 38불인가 그랬다. 나는 남친한테 줄 서있다가 진짜 진심으로 물어봤다. "진짜 가고싶어? 나 여기도 솔직히 저번 거기랑 다르지 않을거같아서 미리 말하는거야"
남친은 진심인듯 말했다. "아냐, 여긴 재밌을거야."
그는 약간 고집이 있어서 무슨 계획이 생기면 사실상 밀어부친다.
"나는 별로 재미없을것 같아, 그냥 너가 진심인지 묻는거야, 아까처럼 돈낭비하는건 싫어서"
"아냐, 여긴 아까 거기랑 달라. 첫번째 거긴 내가 그래 인정할게 ㅋㅋㅋㅋㅋ 진짜 돈아까웠어. 근데 여긴 아닐거야. 니가 좋아할거같단 말이야 진짜 나 믿어봐"
어 그래... 그렇게 확실하시다면 뭐... 그래 , 니 돈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 마음으로 남친에게... 46+76 이면 얼마냐, 122달러 짜리 교훈을 주기로 했다...

일단 이게 가성비가 좋은 탈것/볼것 인지 잘 모르겠다면 주변의 인종 분포를 잘 둘러보면 된다.
가성비의 인종은 아시안이다. 그냥 이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아시안들은 가성비가 개좋지 않은 이상 그냥, 없다.
티켓 라인에 아시안이 없다면 입장을 다시 생각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두번째 wonderworks는, 남친 말이 맞았다. 첫번째보다 낫긴 했다. 조금 더 과학적이고 탈 것도 있고.
거의 체험 꿈동산 같았다. 이것저것 만지고 누르면서 탐구할 것들이 많았다. yoopy! 이런 분위기 정말 나 9살때까지 주말마다 아빠랑 엄마랑 다녔던 탐구교실이나 체험센터 뭐 이런데 같아서 향수를 자극했다. 4D롤러코스터나 우주센터 체험은 정말 짜릿했다! ^^ (와중에 4D 롤러코스터는 인정. 좀 재밌었음. 그래도 진짜가 짱이다)
남친이 내가 좋아할거라고 말한 것에 나는 남친을 보면서 진심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대체... 너한테 나는 무슨 6살이야? 어느 부분을 좋아할거라고 생각한거야 대체" 했더니 남친이 비눗방울의 방(...)이 있어서 내가 좋아할줄 알았다고 했다...ㅠㅠㅠㅠ 이 남자 어떡하지.
비눗방울의 방은 과장 없이 정말 왕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들 수 있는 방이었다... ㅎㅎ 아니 진짜 나 24살이다.
왜 그랬어 대체 하니까 내가 마드리드에서 비눗방울 보고 환호하는걸 보고 비눗방울을 좋아하는구나 했단다. 하하, 하하, 하하!
공대 남친이랑 사귀는 분들은 이 사람들 단순한거 잘 아니까 잘다뤄야지 안그러면 진짜 막 헛돈 쓰고 그래요.
이 사람들 헛돈 쓰는거 감안해서 연봉 책정된 걸 수도 있어요.
아무튼 쓰린 속을 안고 관람을 마치니 폭우가 쏟아졌다. 마치 나의... 심정 같았다. 우리는 주차해놓은 차까지 뛰어갈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피자헛을 갔다... 피자헛이 가장 가까웠기 때문이다.
피자헛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남친은 자기 선택이 틀렸다는걸 처음 인정했고 디즈니를 한번 더 갈걸 하고 읊조렸다.
나는
아니야, 네 선택이 틀린 적은 많아 그냥 내가 더 얘기 하기 싫어서 말리지 않은게 후회 됐을 뿐이야...
가 아니라 열심히 "아냐, 디즈니는 1인 티켓값만 최소 130이고... 거기 가봤자 폭우라서 못놀았고... 놀이기구들도 닫았을거고... 피곤해서 놀고나서 마이애미 까지 못가지 당연히... 괜찮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마이애미로 향했고, 저녁 8시쯤 마이애미에 도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