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12월
드디어 면역력의 중요성과 운동의 필요성을 자각하다.

나의 남아돌던 체력은 어디에? 며칠 밤을 새도 쌩쌩하던 그 순간이 진정 젊은 것이었구나 이제서야 깨달았다.
지치지 않고 놀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25살에 벌써 며칠 밤 좀 샜다고 이렇게 말라비틀어진 파뿌리 같은 상태이면 대체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꼬 증말 또 걱정이 태산...
피부과 원장님이 매번 11시 취침을 강조하시는데 어딜가나 피부과는 잠만 자라고 한다. 알지 내가 작년엔 잠 하나는 원없이 잔 덕에 뾰루지 올라오는 횟수가 손에 꼽았거든. 슬리핑 루틴이 개쓰레기가 된 건 딱 2020년도 부터이고 이게 얼굴에 다 티나는 것 뿐이다.
피부가 뒤집어진 첫번째 원인은 정말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렇다.
수족 냉증을 달고 사는 주제에 면역력도 약해서 찬 계절을 아프지 않고 보내지 못하고... 그래서 여름을 제일 좋아하고...
요즘에는 특히 만성피로도 아닌 것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도 않고 온 몸이 찌뿌둥해서 혼자 풀어보고자 여기 저기 뒤틀면 또 삭신아 쑤시고 재수 없으면 담이나 쥐가 와서 한참동안 그 자세에서 얼어붙은채로 서 있어야 한다. 이렇게 쓰니까 무슨 중년 같은데 25살인데 벌써 이런데 내 나이의 두세배를 어찌 산담... 골치아프다.
왜 신체는 보증기간이 없지. 계약기간을 두고 몸에서 뭔가 후진 기본기능을 갈아낄 수 있게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내가 이 몸이 좋아서 태어난 건 아니쟈ㅏㄴ...
겨울이라 정말 손 발 시렵고 얼굴 건조하고 열오르고 얼굴에는 모락모락 모낭염이 피어나고 있고 정말 미칠 노릇이다. 겨울 개 극혐.
비타민 잘 챙겨먹고 하루에 샐러드 하나씩 꼭 먹고 파프리카 양상추 새싹 와쟉와쟉 씹어먹고 유산균 챙겨먹고 커피... 끊진 못하지만 줄이려고 노력중.
잠 잘 자고 스트레스는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받으면서 온 앤 오프를 잘 해보자. 이대로 가면 단명하든가 길고 얇게 살더라도 진짜 골골 거릴 거 같음....
이십대때 잘 챙겨먹고 잘 자고 그게 복이고 답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