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쓰레기가 되어버린 피부 재생 프로젝트

viv! 2020. 11. 11. 22:09

오늘은 피부과에 다녀왔다.

모든 종류의 병원이 그렇지만 나에게 피부과란 치과 급으로 가기 싫은 곳인데 그 이유는 일단 너무 아프다.

그리고 너무 비싸.

그리고 맨날 혼나.

이번에 나는 잦은 이사와 해외 생활로 인해 피부 케어를 약 2년간 중단했던 상태에서...

더이상 주체할 수 없어진 피부 상태를 감지하고 피부과로 어기적어기적 기어갔다.

정말 가기 싫어서 별 짓을 다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고 진짜 최후의 선택을 한 것이다.

피부과를 가는 일은 일단 너무 귀찮고 짜증난다. 치과는 그나마 1-2회 치료로 끝난다면 피부과 얘는 차도가 보이기 전까지는 섣불리 중단할 수도 없고 그냥 매주 1회씩 가는게 루틴이 되어버린다. 최소 6개월 묶이는 짓인데 진짜 다니다가 안다니면 나처럼 되기 때문에 내성이 생기는게 아닌가 얄팍한 의심마저 든다. 인간이 이렇게 나약한 피부를 가졌다면 대체 관리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은 어찌 피부가 좋으라는거야? 시간과 금전적 이유로 케어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의 피부는 개쓰레기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라면 그들은 그냥 유리알피부를 타고난건가. 역시 피부는 유전인가. 정말 부럽다. 하는 생각뿐이다. 1회 갈 때마다 돈을 써재끼는건 물론이고 피부과 상담실에서 어설프게 입벌리고 호갱스러움 보였다간 곧바로 화장품을 양손가득 왕창 지르고 두 손 무겁게 집에 들어오게 된다.

그래도 뭐 난 내 피부 상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긴 했다. 작년에 나는 뙤약볕에서 너무도 자유롭게 세상을 만끽했고 선크림은 중간에 친구가 한국에서 공급해주기 전에는 정말 대-충 찍어바르고 다녔다.

젊음 하나만 믿고 개긴 것도 있고 그땐 피부가 심각하지도 않았고

뭣보다 sunkissed brownish skin이 너무너무 가지고 싶었다. 구릿빛 피부를 동경하며 매일같이 햇볕에 나가 여름을 보냈는데 그 결과 피부가 극 예민충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한국에 돌아오고나서 가을을 느끼는데 피부결이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이때까진 어찌저찌 버틸만했다. 가끔가다 뾰루지 한두개 올라오는 정도였으니까.

 

근데 약간 주체하기 힘들어진건 2020년 여름부터인가봐.

뭔가 폭발적으로 올라왔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지만 나는 이게 그냥 내 흔한 미쳐돌아가는 호르몬 사이클 때문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가라앉지가 않았고 그 상태로 가을이 왔다. ->패닉.

건조함의 극치를 달리는 이 계절에 이 사단을 어떻게하나....

기초 제품을 싹 바꿔봤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여러가지 좋다는 마스크팩, 모델링팩 다 써봤지만 어느덧 화장품에 들어가는 돈이 피부과 갈 비용을 초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고민하다가 피부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원장님은 내 상태를 보고 짐짓 심각해지며 언제 마지막으로 피부과를 다녔는지 물어보셨고 나는 진료를 보자마자 곧바로 카드 꺼낼 준비를 했다.  하하 무한한 인내심과 돈, 그리고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피부영역 정말이지 빡칀다. 이제라도 꾸준히 다녀서 제발 피부 되돌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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