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유럽과 탐욕의 역사

viv! 2020. 10. 15. 23:19

가끔 '유럽'에 대한 이미지를 판매하기 위해 선전하는 모든 매체에서 환멸을 느끼지만 그것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마치 유럽이 우리보다 선진적이라고 믿는 일부의 태도이다.

우리보다 선진적인 나라는 2020년 기준 지구상에 없다.
일정 수준 이상 발전한 모든 나라는 거지같은 부분과 봐줄만한 부분이 공존한다. 한국은 더이상 저개발상태의 국가라고 봐주기 힘든 수준의 선진 국가가 되어버렸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위치는 불과 50년만에 세계 10위 수준으로 올랐다. 인구 대비 비율로 따지면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그러니 이제 더이상 우리와 비교해서 좋은 나라는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아직도 유럽이, 혹은 특정 국가가 우리보다 선진적이라고 믿는 사대주의 마인드를 가졌다면 진심으로 많이 다녀보길 권한다.

이 글은 다름이 아니라 경제사를 공부하다가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급발진 하는 글이다.

유럽의 세계사적인 족적은 1700년대 이전까지 미미한 수준이었다. 경제는 절망적이었고 각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을 모색 중이었다. 이내 내수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자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상주의 정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유럽은 너무 작았고 각국은 이리저리 얽힌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야 했다.  스페인은 일찍이 항해를 시작하여 1500년대에 이미 미대륙을 '발견' 하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생산적인' 수단을 확보해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라는 것의 개념이 전무하여 그저 금과 은을 많이 쌓아두면 국가가 부자가 되는 줄로만 알았으니 말이다.

'신대륙 발견' 이라는 말이 얼마나 오만한 표현인지, 그들은 알까? precolumbus era 라고 ancient Latin america society를 표현할 때 콜롬버스가 신이라도 되는양, pre columbus/ post columbus 로 나누는 것은 가히 우습다. 그가 와서 라틴아메리카가 발전했나? 그가 발견했기에 라틴아메리카는 구원을 받았나?
식인 문화와 인신공양 등 중남미 여러 부족사회에 남아있었던 문화가 '미개' 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들을 교화하고 또 더 '유용'하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극단적인 상대주의를 들이밀며 그들을 존중해야 했다는 것이 아니다. 유럽인들 역시 야만인들의 구역에 쳐들어간 야만인들일 뿐이기에 마치 미지의 야만인들을 계몽시킨 대단한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해낸양 구는 것이 역겨울 뿐이다.

설사 일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1700년대까지 (꽤나 오랫동안) 순장 같은 비인간적인 풍습이 행해졌을지라도 그것을 중단시킨건 그들의 자발적인 계몽이 아니라 폭력적인 식민지배과정에서 나온 문화 말살 과정의 일환이었을 뿐이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듯, 스페인은 중남미를 들쑤시고 다니며 원주민들을 계몽이 아닌 문화를 중단시킨 것 뿐.

그래도, 그런 야만적 행위가 중단되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유럽이 가장 최근까지 애용한 노예제를 떠올려보자. 원래 인간이란 야만적인 족속들이기에 지배와 피지배 계급으로 나뉘는 순간 필연적으로 노예로 희생되는 계급이 창설되기 마련이다.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다가 미대륙의 플렌테이션 농장에 마구 갖다 쓰는 행위는 자신들이 보기에 덜 야만적인 행위였다보다.

도망을 치다 잡힌 노예는 발을 자르고.
일을 게을리 하는 노예는 손을 자르고.
그렇게 일궈낸 눈부신 문명.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