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국]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Bridget Jones’s Baby)

viv! 2020. 8. 3. 02:17

43세의 싱글여성에게 돌싱남 전남친과 억만장자 뉴썸남이 생기는데 짧은 날짜 간격을 두고 밤을 보내는 바람에 누가 아빠인지 몰라서 겪게 되는 소동을 그렸다.

결론만 말하면 3점짜리 영화... 2.5점?
브리짓 존스의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팬이 정말 많은데 나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ㅎ 귀여운 성격이긴한데 사람 자체가 너무 엉성하다. 평범한 외모에 허술한 매력을 가진 여자가 훈훈하고 능력있는 남자들과 엮이는 판타지 소설이라니.
난 열등감 덩어리라서 끼리끼리 만나야 속이 편해지는데 이런 설정은 너무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여자들의 헛된 망상같아서 싫다ㅋㅋ

 

예전 포스터

 


포스터는 예전것과 형식을 비슷하게 한 것 같다. 만 배우들이 나이를 먹었다.

저때의 콜린퍼스는 정말 연애시를 주고받고싶게 생겼다. 영시를 공부해서 마음을 사로잡고싶게 생겼다. 의욕이 불타오르게 하는 분위기를 풍기는 미스터 다아시.

 

포스터

 

문제덩어리 브리짓, 옛사랑 마크, 그리고 뉴썸남 
 

등장인물

43세의 브리짓. 싱글이다. 다이어트도 성공했고 직장도 안정적이다. 겉으로는 훌륭하다!
그런데 브리짓의 일상에서 lily allen 의 22가 떠올랐다. nearly thirty 에 접어든 여자의 차가울정도로 현실적인 모습에 대한 가사인데, 서른에서 13살을 더 먹은 브리짓의 하루는 어떨지.
 
막연하게 혼자 사는 삶에 대해 외로울 것이다..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영화 초반부의 브리짓은 정말 그래보였다.
친구들이랑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이미 가정이 생긴 친구들은 못오거나 애인 때문에 일찍 가야한다.
싱글은 셀프 생파를 한다.

 

 


사실 화려한 싱글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현실적인 40대 싱글의 모습은 이럴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혼자라고 느껴지는 날이 있지만 절대 혼자이고 싶지 않은 날에도 혼자일거라고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시큰한게 있다.

어쨌거나 43번째 (우리 나라 나이로 마흔 다섯인가?) 생일을 맞은 브리짓에게는 언제나 어긋나던 전남친 마크가 있다. 하... 이름이 Mr. Darcy라니. 얼굴 안보고도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만과 편견의 Mr.darcy를 연상시키는 작명이다, 했더니 작가 인터뷰를 통해 대놓고 차용했음을 알수 있었다. 그 다아시가 그 다아시가 맞았어! 마크의 풀네임은 마크 피츠윌리엄 다아시이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 다아시다.

 

 

남주같이 생겼고 남주같은 말투를 갖고 있다. 너무 남주같아서 식상할 정도임. 감정 표현에 서투른 남자. 직업은 변호사. 영국남자 스테레오타입을 강화시키는 설정이다.

지금까지 브리짓존스의 일기는 늘 썸남 두명의 대결구도 비스무리한거였는데 초반부터 꾸준한 마크의 경쟁상대였던 휴그랜트가 사망한다. 여기서부터 마크가 찐남주임이 기정사실화 됐다. 뉴페가 나올건 확실했지만 뉴페가 누구건 오리지널 경쟁자가 죽어버린 마당에 뉴페랑 이어지는걸 누구도 용납할 수 없을것이니까. 그래서 내 흥미도 죽어버렸다.
전여친으로서 예의상(?) 장례식에 참석하는데 장례식장에서 마크와 만난다.

 

내가 ㅂㄹ라고 생각하는 남자의 모든 조건을 다 갖춘 휴그랜트

 


꽤나 바람둥이였던 이 사람의 장례식에는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여자들이 몰려왔다.

전남친 장례식장에서 또 다른 전남친 마크랑 재회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둘이 엄청 의식하면서도 의식 안한척 한다. 마크는 와이프랑 왔고 브리짓은 또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척 옆에 앉은 생면부지의 남자에게 아는척을 한다. 없어보인다.



 

뉴페 빌리어네어 잭

 
43살 돼서 기분도 별로고 새로 온 직장 상사도 마음에 안든다.
아무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랑 간 뮤직페스티벌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뉴페랑 원나잇을 하게 된다. 43살 먹고 완전 모르는 스트레인져랑 원나잇한게 창피했는지 눈 뜨자마자 도망쳐버린다. 나라면 아침은 먹고 나왔을거같은ㄷ
그리고 우연히 친구의 오지랖과 정보력으로 그 남자가 무슨 연애 매칭 어플인가 암튼 사장님인걸 알게 된다. IT+사장=빌리어네어 라는 이론으로 친구는 "너 졸ㄹ라 부자랑 잔거ㅑㅇ앙아!!!!!!!!!!" 하고 축복 아닌 축복을 해준다. 이렇게 나의 미친짓을 옆에서 더 미친듯이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으면 참 살맛날거같다.
우연히 빌리어네어랑 원나잇한걸 알게되면 기분이 어떨까? 상상해봤는데 꽤 좋을거같았음. 나한테 뭐 콩고물이 떨어지는것도 아니고 암것도 아닌 일이지만 그냥 뭔가 유명인이랑 자는거나 마찬가지니까 괜찮은 추억일듯 싶다. 미란다에 나오는 페니처럼 "오우 엄마 그 사람이랑 자봤단다" 하고 유명인 이름을 줄줄 대는 ㅋㅋㅋ그런 상상 잠시 해보니 재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쫄보라서 그런가 원나잇은 역시 무섭다... 그래서 저렇게 막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이랑 특히 '그사람 장소(=그 사람 집)’에서 자는거 너무 용감?미친거같다. 물론 저기는 락페라 딱히 그 사람 집을 따라간건 아니다만 여전히 신원도 불확실하고 무슨 성병이 있는지 뭐하는 놈인지 아예 모르는데 정말 몸에만 집중해서 뭘 할 수 있다는게... 난 불가요.ㅎ

꼰대같은 소리는 그만하고 아무튼, 뉴페는 빌리어네어였다.


그리고 얼마 뒤, 우연히 친구 아기네 세례식에 대모로 브리짓, 대부로 마크가 지정되어 굉장히 어색한 재회를 다시 한번 하게 되는데 마크가 와이프랑 안왔다. 알고보니 이혼한단다. 뜬금없지만 전세계적으로 이혼률은 결혼률과 거의 맞먹는 추세이고 이혼하는거 서류작업 참 번거로운거 같은데 결혼이라는 문화를 다시 생각해봐도 좋을듯 싶다. 그냥 같이 살다 헤어지면 안되는건가...내가 너무 나이브한건가.?
 

뽀뽀 좀 하시죠 라는 사진기사의 말에 당연한듯 브리짓에게 뽀뽀하는 마크

 
 
세례식에서 아기한테 뽀뽀해야지 브리짓 볼에 뽀뽀해버리는 대부 마크...
둘다 미련 엄청나보이는데 어차피 다시 만날거면서 러닝타임 내내 질질 끄는거 다 티나지만 나는 시간이 남아돌고 잠이 안와서 끝까지 봤다.

근황 토크 잠시 하고 어색하게 있다가 술 좀 들어가고나서... 기억은 안나는데 둘이 잔다. 한번 스파크가 튀었던 사이라서 그런지 뭐 거리낄게 없어보였다. 그런데 브리짓은 마크랑 어찌 잘 해볼 생각이 없었던건지 몰라도 마크를 두고 튄다. 이쯤되면 아침에 튀는게 취미인듯. 

그래도 잭은 그냥 버림 받았는데 (perfect stranger라서..) 마크는 쪽지라도 받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10년동안 어긋나기만 한건 우리가 인연이 아니라서야." 라고 뭔가 혼자 대단한 진리라도 깨우친듯한 메모를 남기고 사라진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나 했는데 갑자기 살이 안빠져서(...)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임신한건 아니지? 하는 바람에 회사 화장실에서 임테기를 해보는데 임신이다.
원나잇을 간격 짧게 두번 했으니 혼란스러울만도 함.
마크인가? 잭인가? 하다가 브리짓은 두 밤을 다 원나잇으로 치부하고 자기 혼자 아이를 키울 각오를 한다. 여러모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ex랑 stranger랑 원나잇해서 애가 생겼다면 고민도 없이 지워야한다고 생각했을텐데... 여자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인데 영국이라서 좀 다른가 했다.
같은 영국 영화인 Love Rosie에서도 임신하는 바람에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로지를 보면서 한국인인 나만 속이 또 부글부글 끓었었지...그 부모도 이해가 안가고 말이야... 여기서도 부모는 43살이나 된 브리짓이 혼자 있는게 혼자 임신하는것보다 더 안됐다 생각하는지 임신이라도 하라고 정자은행을 추천하는 지경이다.
우리나라였으면 뭐 어쨌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아기는 지웠겠지.
 

 
어쨌든 약간 아니길 바라며 산부인과에 가는데 임신 맞고, 누구 아이인지 특정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려서 

"제 소중한 그이랑 최근에 딱 두번 섹스를 했는데요오... 우리 기념일이랑 그이 생일인데...둘 중 언제일까요? 소중한 날이니까 기념하려구요...” 라고 구차하게 말한다.

하지만 의사는 바로 알아차리고 유전자 검사 지금은 못한다고 한다. 추후 애기 아빠가 누군지 알아내려면 애기 아빠 샘플이 필요한 상황.

결국 남자들 유전자 검사를 하기 위해서 잭을 인터뷰 핑계로 스테이션에 불러내 대기실에서 머리털을 잡아뽑고 인터뷰는 대충 "애기 원하시나요?" "진정한 사랑을 찾으셨나요?" 등으로 그의 status를 확인하기 위한 미끼 질문만 열심히 던지고 끝난다.  후에 회사 로비에서 우연히 마주친 상태에서 잭에게 임신 소식을 말하는데, 여기서 "님한테 피해 안가게 알아서 할게요, 애는 내가 키울거에요" 였는데 남자 표정이 애매하다. 하긴 뭐 모르는 여잔데 약간 호감은 있었지만 임신했다고하면 너무 당황스러울거같긴하다. 그런데 이미 rejected되는 상황만 머리에 그려놓고 혼자 키우기로 마음먹은 브리짓에게는 남자 반응이 오예이든 오노이든 타격없다. 여기서 임신이 사실 너를 통해 된게 아닐수도 있다는 말을 해야했지만 불행하도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이후에 마크를 만나 똑같이 임신 사실을 털어놓는데, 마크는 잠시 자리를 비운다. (클리쉐...) 잠시 뒤에 문을 열고 돌아와서 지금껏 들어본 이야기중 가장 멋진 이야기라고 정말 영국식으로 얘기하는데 짜증나서 머리털을 다 뽑고싶었다 ㅋㅋㅋㅋㅋㅋ이유는 없고 그냥 너무 오글거려 악!악!악!

 애매하게 웃는 브리짓 얼굴이 내 심경이랑 비슷할듯.
그리고나서 자기 혼자 신나서 남자애면 자기 할아버지였나 아무튼 잭이라고 짓자고 한다. 잭이라고 지으면 되게 난감해져버리는데 말이다. 그리고 역시, 잭이라는 아빠 후보2가 있다는걸 말해야하는데 마크가 너무 들떠서 놓치고 만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누군가 찾아온다.
 

 
잭이잖아!
난 솔직히 처음에는 잭이 더 마음에 들었다. 마크는 브리짓 말대로 10년이나 빙빙 돌았던 인연이라 그쯤되면 인연이 아니라고 보고싶었고 아무리 콜린퍼스지만 대사가 ㅠㅠ 너무 오글거리고 ㅠㅠ 사람이 너무 진중해서 ㅜㅜ 부담스럽고 ㅠㅠ 옆에서 무슨 표정을 짓고 있어야할지 모르겠다. 진지충은 나 하나로 충분해.
물론 근데 브리짓이 너무 방방방 뜨는게 있어서 오히려 잘맞을것 같기도 하지만 마크와 오래 잘 만나려면 브리짓이 브리짓이 아니어야 할거같은 느낌... 브리짓이 좀 더 차분해져야하고 감정 절제를 해야하고 실수를 줄여야할것만 같은 느낌이다. 혹은 마크 인생의 유일한 오점이 되거나.... 아무튼 남자가 감정 절제를 너무 심하게 많이 하고 그런게 조금 아주 조금 짜증난다 ㅋㅋㅋ


잭이 호감이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뉴페인데다가 인간미가 있었다. 락페에서 브리짓과 얘기할때는 티키타카도 잘됐었고 평소 능글맞으면서도 다정한 말투 좋아하는데 약간 그런 말투다. 그런 잭이 문앞에 서서 꽃이며 뭐 선물을 싸들고와서 애기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임을 알리니 뭐 나라면 여기서 빵빠레 울리고 끝냈을거같다.

하지만 브리짓은 이미 두 아빠 후보에게 약간의 사실을 생략한채 이야기를 해버렸고 두 아빠 후보는 자기가 아빠라고 굳게 믿는 상황에서 조건부 일처다부제가 일어나게 된다.

현실성이 0에 수렴하는 전개이다. 일단 뭐 현실에서 원나잇 두번으로 임신되는 경우의 수를 논외로 하더라도, 잭의 경우 빌리어네어 남자가 저 나이먹도록 싱글이면 싱글라이프가 너무x1000000000만족스럽기 때문인데 애를 원할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였어도 평생 싱글로 살면서 화려한 싱글의 진수를 보여줄거같은데. 뭐하러 족쇄같은 결혼과 애를...(그것도 원나잇에서)

거기에 더해 돌싱남=다시 싱글이 되기를 택한 남자가 싱글 선언과 동시에 임신해버린 전여친(혹은 그냥 전썸녀인가, 모르겠다) 을 책임지고 싶어할리가 ... 없지만 브리짓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두 남자 모두 자기가 아빠라고 믿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일처다부제의 전개에서 사알짝 맘마미아가 떠올랐음. 여자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임이 확실하지만 남자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임을 알 수 없어 생기는 일.

하지만 너무나 발전해버린 의술탓에 사실 아이가 나오기도 전에 주삿바늘만 찔러넣으면 아빠 확인이 가능한데, 브리짓이 무서워서 안해버린다.
둘 모두에게 너네 둘다 아빠일 가능성이 50%씩 있다고 한게 압권이었는데 둘다 실망한다. 사실 둘 다 환희에 차기를 바랐는데 내가 악마인가... 계획에 없던 아이가 생기면 여자도 너무 당황스러울건데 영화라서 그런가 남자들이 둘다 계획에 없던 심지어 연인관계도 아니었고 딱 하룻밤으로 임신해버린 여자의 아이에 대해 부정하지 않으려고 해서 현실감이 너무 없었다. 
계속 현실감 없다고 까는데 하긴 로코가 다 그렇지 뭐...

 아무튼 그래서 둘은 경쟁적으로 태교에 동참하고, 태교 교실에서는 게이커플+대리모인척 한다. 정할 것도 없이 다들 그렇게 오해한다. 그래서 그냥 브리짓이랑 잭은 장단 맞추는데 잭의 sweetie라든가 babe이라는 호칭, 능글맞은 호칭을 마크는 온몸으로 거부한다. 그게 조금 귀여움.

그리고 잭은 굉장히 능숙하게 브리짓을 잘 돕는데, 마크는 항상 뭔가 엇박이고 조금 서툴다. 결국 똑같이 수발을 들려고 해도 잭이 더 잘하다보니 마크는 묘한 질투심을 느끼고 거기에 기름 붓는 격으로 잭은 브리짓을 독차지하고싶어서인지 되도 않는 소리를 한다. "나 브리짓이랑 콘돔 안썼어" 그리고 마크는 아기가 잭의 것이라고 확신했는지 그냥 떠나버린다.ㅋㅋㅋㅋ 답답... 10년도 넘은 멍청한 돌고래환경보호콘돔(정말 있는 제품일지 갑자기 궁금) 노콘돔이랑 피임실패확률은 똑같다고 보는데 왜 떠난거?

잭은 브리짓의 집에 와서 아기 방을 꾸미기 시작하고, 브리짓에게 우리 그냥 같이 살까? 하는 말을 건넨다. 자신의 아이라는 확신이 있어 하는 행동이기에 브리짓은 좋으면서도 내심 불안해진건지 "이 아이가 네 아이가 아니면?" 이라는 질문을 하는데 "그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라는 답을 듣는다.
브리짓은 그대로 잭을 떠나고 마크도 잭도 없는 상태로 아이랑 씩씩하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는데, 마크를 우연히 마주친 비참한 날. (폰, 가방 집키 차키 모두 은행 안에 넣고 문 닫아버렸는데 비가 와서 쫄딱 맞고 비맞은 생쥐처럼 집 앞에 앉아있었는데 마크가 찾아왔다.- 대화를 좀 하려는데 양수가 터진다.
그리고 정신없이 병동으로 가고, 아이를 낳게되었는데, 잭은 산통중에 브리짓에게 코를 맞아 얻어터져서 지혈을 하러 나가고 마크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지만 손이 깨물려서 치료를 받게 된다. 브리짓과 대화하는 중에 마크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서 뭐 마크의 압승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아빠 결과는 안알려준채로 일년 뒤로 타임슬립을 한다.

갑분결혼이다.

식장에서 결혼을 하는데 잭이 보인다. 그런데 알고보니 베스트맨이다. 아, 너무 별로다. 이런 서양식 쿨찐 냄새 나는 설정좀 안했으면 ㅠㅠ 잭 입장에서는 내가 아빠후보2였는데 왜 그 결혼식에 가느냔말이야... 난 심지어 빌리어네어인데... 브리짓과 안엮일수록 좋은거 아니냐구.... 맘마미아에서도 아빠 후보 2명이 도나의 결혼식에 와서 축복해주고 자기 딸인지 아닌지 모를 소피아를 조건없이 아빠로서 사랑해주는게 나는 그렇게 오글거렸었다. 현실에서 누가 그러냐고.

여러모로 기분이 개운하지는 않은 영화다. 브리짓의 상황도 추했고 애초에 모든 사건들이 브리짓에게 유리하거나 좋은건 딱히 아니었다. 사고로 생긴 아기, 아빠 모르는 아기, 딱히 싱글로 살아도 불편하진 않았을텐데 모든게 너무 갑작스럽게 생겨버리고 엔딩은 갑분 결혼이라서. 하지만 으레 그렇듯 타임킬링용으로는 괜찮았다.

나는 모든 영화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이 의사선생이었다. 주인공들은 딱히 뻔한 전개라서 눈길이 안가고 카메오로 출연한 에드시런이나 브리짓의 절친 정도가 재밌는거 같다. 

재밌어지려면 잭이 아빠였어야하고 쓰레기였어야 한다. 브리짓이 잭을 좋아하게 된다든가 뭐 감정의 곡선이 있어야 재밌을거아냐... 마크는 아빠가 아니지만 아빠이길 자처한다든가. 아니면 그 반대든가 아무튼 영화에서 뭔가 쓰레기가 나와야하는데 쓰레기가 없었고 잭은 딱 할만큼 한거라 선택 받지도 못하고 아이 아빠도 아니어서 그냥 싱거운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둘다 50/50이고 난 누가 아빠든 상관없어~의 태도는 좋긴하지만 마지막에 아기 아빠인 사람과 이어졌다는 점에서 조금 짜증났다. 싱글 여자가 전남친과 맺어지는 가장 큰 매개가 아기라니. 애초에 브리짓이 깔끔하게 둘 모두를 원나잇으로 규정했었는데 아기만 아니었음 안이어졌을 관계들이라 그게  찝찝했다.
 
B급, 타임킬링용 로코. 지루한 장거리 비행 중에 보면 괜찮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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